그렇다면 이 책이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나누어 보겠습니다.
현재 저는 엄마의 손길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생후 35개월, 11개월 두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년도 아닌, 이것도 저것도 아니지만 우리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는 40세를 코 앞에 둔 여성입니다..
<100 인생 그림책>에서는 육아를 하는 엄마라면 공감을 할 글과 그림이 여러 페이지에 있습니다.
무릎을 치며 이건 정말 내가 쓴 글 같다라고 느꼈던 그림입니다. 아이가 생후 100일이 되기 전에는 2시간에 한번씩 깨는 게 일상입니다. 수유를 해야 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야 하니까요.
주양육자인 엄마는 그래서 늘 잠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아무리 피곤할지라도 아이 울음소리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게 됩니다. 이런 시간들을 거쳐 엄마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모성애는 그냥 체내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결핍의 시간 속에서 아이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만들어지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이와 있으면 행복하고 기쁘지만 늘 즐겁지만은 않은게 현실임을 아이가 커 갈수록 느끼기도 하죠.
내년이면 생물학적 나이로 중년 새내기가 됩니다. 중년의 나는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주변인의 죽음이라는 슬픔과 아픔을 빈번하게 경험할 수도 있겠고, 소소한 행복에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도 생길 것 같아요.
그림책의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노년의 삶이 보이는데, 지방에 계시는 친정아빠 생각이 납니다. 엄마 병간호를 8년째 하고 계시는, 외로움을 처절하게 느낀다고 말씀하시는 아빠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장난말로 나를 낳았던 34세 이후로 시간이 멈춰 본인은 현재 몇살인지 모르겠다고 하시는 아빠, 해를 거듭할수록 나이보다는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기며 지내고 계시는건 아닌지 씁쓸함이 밀려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