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I LOVE 그림책
모 윌렘스 지음, 앰버 렌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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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석에서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력이 이어져 있을까요?

<때문에>는 베토벤에서 시작됩니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라는 사람이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했기 때문에-"
(올해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인데 이걸 염두에 두고 모 윌렘스 작가님은 글을 쓰신 건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베토벤은 슈베르트에 영향을 주고, 이후 슈베르트 음악을 위해 오케스트라가 결성되고 티켓이 판매되고 이 공연을 본 한 아이는 음악에 빠져들게 되고.

베토벤의 아름다운 교향곡 하나가 도미노처럼 촤르르 연쇄작용을 일으켜 소녀를 꿈꾸게 합니다. 소녀를 변화시킵니다.

오케스트라의 사서가 악보를 준비했기 때문에.
누군가 음악 콘서트 포스터를 멋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하나 하나의 '때문에'가 모여 소녀를 변화시켰습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건 크건 누군가의 '때문에'로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고, 얽히고 얽힌 수많은 '때문에'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지요.

'때문에'로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삶, 100% 나의 선택에 의해서, 나의 의지에 따라 구현된 삶인가요?

그렇지 않지요. 단 하루만 돌아보더라도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참 많은걸요.

하지만 계획되지 않은 일 속에서 우리는 소중한 인연, 기회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뒤틀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진흙이 아닌 진주를 만나게 됩니다.

소녀의 삼촌이 감기에 걸렸기 때문에 소녀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음악인의 꿈을 꾸게 된 것처럼요.




모 윌렘스의 헌사에 찰리 브라운, 스누피의 창작자 찰스 M. 슐츠가 등장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길로 들어서는데 '때문에' 영향을 주셨나 봅니다.

메이킹 영상을 보면 (헌사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앰버 렌 작가님은 화가 존 싱어 사전트의 영향으로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앞면지의 <슈베르트 교향곡 제8번 B단조>가 뒷면지 <추위>를 작곡하게 한 것처럼, 오늘 어떤 '때문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게 일은 일어나는 거니까요.



*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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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 동화 Cinderella 신데렐라 영어 사운드북 세계 명작 동화 영어 사운드북
레슬리 심스 지음, 헬렌 에드몬즈 그림, 조남주 옮김 / 어스본코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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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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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출간되는 책들은 인종이나 성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계 명작동화 Cinderella 신데렐라 영어 사운드북, 이하 신데렐라>을 보는데 공주와 왕자 모두 백인이 아니예요.



제가 어렸을 때는 공주와 왕자 모두 백인이었었는데. 그래서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에서 흑인을 실제로 보고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책에서는 흑인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의 사람을 직접 만나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책은 이렇듯 아이들의 사고가 한 방향으로 굳혀지는 것을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 <신데렐라>에서 좋았던 게 전체 문장을 읽어주는 것이었어요.

읽어주기 기능이 있는 책들은 특정 펜에 파일을 집어넣어야 하거나 사운드북의 경우 효과음이나 일부 문장만 읽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스본 사운드북 <신데렐라>는 건전지만 충분하면 버튼 한 번 누름으로 문장 전체를 들을 수 있어요.



아이에게 영어 듣기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파일 다운 받을 필요없어요. 건전지만 챙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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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요, 바빠!
이정빈 지음 / 이야기꽃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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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한 원색의 초록이 반기는 <바빠요, 바빠!>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속에서 누가 제일 바쁠까요?
정상회담을 하러 가는 VIP 리무진?
아니면 출산을 앞두고 있는 구급차?
아니면 도둑을 잡으러 가는 경찰차?



탈 것을 좋아하는 작가님의 첫째 자녀분의 이름 '모세'에서 책의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하니 조금은 결말이 예상이 되죠?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이랄까?


<바빠요, 바빠!>를 읽다 보니 마가렛 마요의 <큰일났어요!>가 생각나더라고요.
<큰일났어요!>도 탈 것 그림책이거든요.

매 장마다 탈 것이 등장하고, 탈 것에 관한 스토리가 있고. 예를 들면 도둑이 도망가고 있는데 경찰차가 온다던지 폭설로 차가 멈춰서 제설차가 오는 상황들이 그려져 있어요.

<바빠요, 바빠!>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각각의 장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아요. 모두 독립적인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바빠요, 바빠!>는 동 시간대 도로 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거든요. 도로 위에서 가장 빨리 가야하는 탈 것은 누구인지 알려주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저는 <바빠요, 바빠!>를 보며 아이들에게 저의 추억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이건 엄마가 어릴 때 많이 먹던 아이스크림 포장지 그림하고 비슷하고. 저건 '슬램덩크' 라는 만화의 주인공, 등번호 10번인 강백호인데 엄마가 무척 좋아했어.



이렇듯 <바빠요, 바빠!>에서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있으니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탈 것 그림책이라 아이들이 좋아하는데, 보드북으로도 나와서 양장본이 익숙하지 않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위험한 어린 유아들도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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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악어가 오딜을 삼켰대!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2
마리 도를레앙 지음, 안수연 옮김 / 길벗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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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그려진 악어에 손을 대보니 거친 촉감이 느껴집니다. 악어와 오딜 사이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맙소사, 악어가 오딜을 삼켰대!>



프랑스어로 악어는 크로크오딜(crocodile, 줄여서 오딜)인데 결국 오딜이 오딜을 삼켰다는 의미네요? 뭔가 작가의 의도가 있는 제목이지 않나 싶습니다.

방학을 맞아 오딜과 부모님은 동물원에 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오딜은 외출하기가 싫은건지 계속 투덜거려요. 자신의 목도리도 싫고, 걷는 것도 싫고.



동물원에서 투덜이 오딜은 장난삼아 악어 주둥이를 쓰다듬었는데 악어가 오딜을 꿀꺽 집어 삼켜요. 이제 어떡하죠?

하지만 왠걸요.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걱정과 염려와는 무관한 듯 오딜은 악어 배 속에서 너.무.나. 잘 지내고 있는거죠.

그동안 하기 귀찮았던 양치 안해도 되고, 방 정리 하지 않아도 되고, 걷지 않아도 되고요. 먹을 음식도 충분합니다.



부모님의 온갖 노력에도 오딜은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부모님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언제 부모님이 보고 싶었을까요?
악어 배 속에서 먹을 음식이 떨어지고 나니 오딜은 부모님이 간절해집니다.

저 역시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저 잘난 맛에 살다가 뭔가 부족하고 힘들어질 때 꼭 부모님이 생각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은 항상 저를 품어주시고. 내리사랑 앞에 숙연해지는 순간들을 경험해봤기에 오딜의 모습에서 저를 발견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오딜은 다시 악어에게 돌아가지 않았을까요? 질문을 다르게 해볼까요? 오딜은 다시는 부모님 속을 썩이지 않는 아이가 되었을까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면 책을 보지 않아도 정답이 눈에 보이죠. "악어가 오딜을 또 삼켰대!" 라는 말이 나올지는 책으로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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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사냥꾼 모두를 위한 그림책 35
안니켄 비에르네스 지음, 마리 칸스타 욘센 그림,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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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고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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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녀의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죽음이 주는 단어에는 감정의 억누름이 수반되고는 하는데 심지어 그 죽음의 대상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나의 아이라면 그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풍선 사냥꾼>은 제가 그림책에서 보지 못했던 어린 아이의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심연의 슬픔과는 상반된 분위기로 독자들을 맞이합니다.


이것이 그림책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슬픈 상황이 더이상 슬픔에 젖어있지 않도록 하는 것. 슬픔 너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게 그림책이지 않나 싶어요.


침대에 갇혀 사는 소년이 있습니다. 침대는 소년에게 일상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이런 소년을 위해 아빠, 엄마 그리고 누나는 별이 가득한 천장을 꾸며주면서 소년이 꿈꿀 수 있도록 합니다.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 천사가 되고 싶은 꿈...

하지만 때로 그러한 꿈들이 허황된 것은 아닐까 소년은 자신없어 하지만 가족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무엇이든 소년은 할 수 있다고 해요.

"아빠는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했어."

"엄마는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했어."



누나는 동생의 침대에 와서 풍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며 동생과 시간을 보냅니다.

이런 시간의 바탕 위에서 동생은 풍선을 통해 자유로움을 꿈꿀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커다란 풍선을 타고 높이높이 올라가고 싶어."


시간이 흘러 소년은 새로운 세상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마음 속에 그린 꿈을 이루며 살아갔을 거에요. 풍선 사냥꾼이 되어, 가족과의 이별에 따른 슬픔의 감정은 접어두고서. 왜냐하면 소년은 아빠, 엄마 그리고 누나와 함께 그 꿈을 그려 나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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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사냥꾼>은 <안녕>, <터널>, <3 2 1>, <나의 작고 커다란 아빠>에 이어 책빛 출판사에서 출간된 마리 칸스타 욘센 그림의 다섯 번째 그림책입니다.

저는 <안녕>을 시작으로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님의 팬이 되었는데 다른 그림책에서는 보기 힘든 색감이라던가 그래픽 아트에 가까운 스케치가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내년 1월에 마리 칸스타 욘센 작가님의 신간이 나온다고 하니 두 손 모으고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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