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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채소를 먹어야 해요? - 건강과 웰빙 ㅣ Q&A 어린이 인성교육 3
크리스토퍼 맥커리 외 지음, 루이스 토마스 그림, 김영옥 옮김 / 이종주니어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질문하고 대다을 듣는 과정을 경험하는 동안 아이들의 뇌는 형태를 갖추어 갑니다.
특히 전두엽이 제 형상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그런 교류관계를 형성하는 동안 아이들은 사회적 상황을 더 잘 다루고 유대관계를 더 단단이 쌓아
즐거움과 행복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됩니다. (pg 5)
가끔 드는 생각이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도 그렇듯 사람과 책과의 인연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과의 만남도 그렇다.
벌써 결혼한지 3년이 훌쩍 넘었다.
아내와는 더없이 행복했고 이제는 2세에 대한 생각이 슬슬 싹틀무렵인 작년, 드디어 임신 소식을 들었다.
예정일이 이번 달에 속해있기는 했지만 월말이어서 아직은 긴장을 덜 하고 있을 무렵 이 책을 만났다.
초보 부모인지라 임신한 뒤 태교에서부터 막상 나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수유, 육아 등 다양한 책들을 미리 사 읽어보고 있는 중에 제목이 확 끌리는 책을 발견했다.
어릴적 나는 지독히도 편식이 심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라지만 지금도 드레싱이 없거나 조리되지 않은 생야채는 잘 먹지 않는다.
내가 이 모양이니 내 자식에게 어찌 편식을 하지 말라고 할 수 있겠나 싶었다.
그래서 접하게 된 책인데...
우연의 일치인지 이 책을 받기가 무섭게 예정일을 1주일 여 앞두고 아이가 태어났다.
덕분에 집사람이 산후조리 중인 조리원 한켠에서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책 자체가 아이와 함께 보면서 생각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은 단순한 편이다.
이렇게 삽화와 함께 아이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여러 질문들이 등장한다.
그런 다음 아이에게 스슬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들이 등장한다.
아이가 글씨를 쓸 줄 안다면 워크북처럼 간략히 작성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 다음 부모를 위한 팁과 노하우가 제시되어있는 형태이다.
책에는 편식에 대한 부분 외에도 밤에 왜 자야 하는지, 양치는 왜 해야 하는지, TV는 왜 오래 보면 안되는지 등
어릴적 나도 한번쯤 궁금해했던 것 같은 질문들이 12가지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모든 질문들은 어른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오히려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어려울 것 같은 질문들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접근법을 활용할지 책을 보기 전부터 궁금했었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접근법을 쓰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줌으로써
아이와 부모가 스스로 만족할만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뭐야! 질문만 있고 답이 없네!' 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부모 입장에서 저런 질문의 답을 모를리 없다.
핵심은 아이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대단한 논리를 세워서 조목조목 설명해주는 것도 물론 좋겠으나,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보고 '아,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좋은거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겠는가.
개인적으로는 권위적으로 '이게 정답이니까 당연히 옳은거야'라는 접근법이 아니어서 더욱 좋았다.
물론 이제 태어난 신생아니 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보려면 앞으로도 최소한 2-3년은 더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각보다 빨리 자란다는 주변의 조언들을 들으면서 부모가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 트이게 되면 엄청난 질문들을 쏟아낼테니 이 책은 물론 이 책 시리즈를 모두 산다해도
하루만에 쏟아내는 질문들도 채 답해주지 못하겠지만 어떻게 답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접근법을 학습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책 같았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맞춤법이 달라질까봐 염려가 되긴 하지만 관련된 모든 시리즈를 집에 구비해두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오늘은 아이에게 남길 말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아가야, 무럭무럭 자라서 아빠랑 같이 책 보면서 같이 이야기 나누며 놀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