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블랙북 - 여행스토리가 있는 아티스트 컬러링북
손무진 지음 / 글로세움 / 201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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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힐링 열풍이 불 무렵, 다양한 힐링 방법 중 하나로 인기를 끌었던 것이 바로 컬러링북이다.

열어보면 하얀 도면에 빽빽히 나눠진 칸들이 있는데 이를 자기 마음대로 자유롭게 칠하면 되는 책들이다.  

그러다 보면 집중도 되고 자연스레 힐링이 된다 뭐 그런 컨셉이었던 것 같은데 처음엔 별 시덥잖은 짓 다하네 싶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느 날 아내가 컬러링 북을 하나 사 와서 진득히 앉아 색칠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구경하다 보니 재밌어 보여서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집중하는 동안 잡생각이 사라져서 금새 시간도 흘러가고 의외로 성취감도 있어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었다.  

그러다 작가가 다녀온 멋진 곳들이 담긴 책이 있다고 해서 호기심에 접해보게 되었다.


모처럼의 연휴를 앞두고 있었지만 모처럼 전혀 기쁘지 않게 시작했었다.

주말을 반납하고 출근을 하느냐 마느냐가 금요일에 결정되었는데, 나는 출근하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예상이 기분좋게 빗나가면서 뜻밖의 연휴를 보내게 되었다.

출근할 줄 알고 전혀 계획을 세우지 않아서 연휴지만 막상 어딜 나서자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저 밥 먹고 멍청히 있던 차에 아내의 제안으로 카페에 가서 컬러링북 채색을 같이 하게 되었다.

준비물은 컬리링북과 색연필 조금이 전부다.

진득하게 작업해야 하므로 시원한 음료와 함께 하기로 했다.


이 책은 다른 책들처럼 도면만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지 않다.

나름 컬러링 팁도 적혀 있고 여행에 관련된 명언이나 생각해 봄직한 글귀들도 적혀있다.

도면들도 단순한 그래픽들이 아닌 손으로 직접 그린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케치 형식이다.

 



이런 식으로 재료도 자기 마음대로, 색깔도 자기 마음대로 쓱쓱 칠하면 그만이다.

같은 그림이지만 그리는 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2페이지짜리 그림을 아내 한 쪽, 나 한쪽 그리기로 했다.
 



완성된 모습.

좌측이 아내가 채색한 쪽인데 확실히 좀 더 선명한 느낌이다.

스케치는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이 배경이지만, 난 뭔가 우리나라 시골의 느낌을 내보고 싶어서 채색을 밋밋하게 했다.

같은 그림을 둘이 나눠 채색하니 확연히 다른 느낌이 재미있는 것 같다.  

 



스케치 중에는 전체를 칠하지 않아도 될법한 것들이 제법 있다.

그림쪽은 잘 모르지만, 아래와 같은 그림은 여성의 상의만 칠해줘도 뭔가 느낌이 있어 보인다.

(자꾸 우리나라 대통령의 뒷모습이 겹쳐 보인다;;;)



작가가 여행한 곳의 흔적들에 색깔을 입히면서 여행에 대한 찬양이 가득 담긴 글귀들을 보고 있자니 부러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렇게 아내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함께 보내다보니 마치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들어 좋았다.

나의 채색이 작가의 멋진 스케치를 망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지만 그 또한 이 책의 재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저렇게 채색이 다 되고 나면 나중에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서 채색할 때의 추억도 함께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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