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인간 -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존재
황상민 지음 / 푸른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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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고민이나 안타까움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느끼는 문제거든요. -중략-

과거는 과거만큼 영향을 미칠 뿐 현재 생활을 좌지우지할 만큼은 아니에요. (pg 57)

 

 

한참 혈액형을 통한 성격 구분이 큰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지금은 누구도 믿지 않지만 모임 자리에서 '넌 O형이라 그래', '넌 A형 같아' 따위의 말들을 우스개소리로라도 이따금 하고는 한다.

이러한 성격 분류가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전 직장에서의 직업 때문에 다양한 ​심리 분류 툴들을 접할 수 있었다.

가장 흔한 MBTI부터 이전 회사가 가지고 있던 소셜스타일, 이와 유사한 DISC, 애니어그램 등등 다양한 툴들을 접했는데,

모두가 나름의 신빙성과 현업적용성들을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툴들이 나름의 장단점들을 지니고 있어서 오히려 혼란스러운 면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WPI라고 하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툴을 활용해 인간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여 각각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인 황상민 교수는 기존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MBTI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조사 방법임을 지적하며.

WPI가 한국인에게 적합하게 개발된 툴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WPI 분류법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리얼리스트, 로멘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에이전트 이렇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물론 사람들은 대부분 다섯가지의 성격 모두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정 성향이 있는데, 그것이 자신의 성격이 된다.

각각의 성향들은 관계, 믿음, 규범, 자아, 향유라는 다섯 개의 중시하는 가치가 있고 각 성향에 따라 이 가치들도 다르게 느끼게 된다.

 

 

아쉬운 점이라면 WPI 진단을 하려면 유료로 진행해야 하고, 책만 가지고는 약식의 검사라도 받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성향 별 특징들을 읽다가 자신에게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성향을 유추해 내야 한다.

책에 의하면 나는 아이디얼리스트와 에이전트 성향이 높게 나올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는 인간을 몇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는 기본 생각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모든 툴들이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경향'이 있을 뿐"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런 '경향'은 모든 인간들이 다들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

그때끄때 선호하는, 혹은 보여지는 경향이 다를 뿐이다.

내가 아무리 어떤 검사에서 특정 스타일이 강하게 나오더라도 매 순간 그 스타일대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최근에 읽었던 '이성의 동물'이라는 책이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는 훨씬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책만 가지고는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고,

책도 본인이 워크샵을 진행했던 흐름 그대로를 옮겨 두어서 보기가 썩 편하지는 않다.

저자의 네임벨류나 자극적인 제목에 비해 안에 내용이 생각보다 빈약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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