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생물 다양성 감소가 심각한 문제라는 이야기는 이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다른 생물의 도움 없이 홀로 생존할 수 있는 생물이 전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공생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려주는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는 바로 '상리공생'으로 서로 이익을 보며 공생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자연에는 상리공생뿐 아니라 편리공생(한 쪽만 이익을 얻고, 다른 쪽은 이익도 불이익도 없는 관계), 편해공생(한 쪽만 불이익을, 다른 쪽은 이익도 불이익도 없는 관계), 기생(한 쪽은 이익을, 다른 쪽은 불이익을 입는 관계)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관계가 있지만, 저자는 상리공생이야말로 인류뿐 아니라 생물의 진화 과정 전체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관계라 강조한다.
흔히 먹이사슬로 대표되는 자연의 관계에서는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책에서는 상리공생을 통해 서로 번성하는 수많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식물은 개미에게 거처를 제공하고 개미는 식물의 번식을 돕는가 하면, 과일이라는 형태로 유인원들에게 먹이를 제공한 식물들은 유인원 덕분에 뿌리를 내린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 여러 지역으로 뻗어 나갈 수 있었다.
이처럼 인간 역시도 수많은 상리공생 사례를 통해 진화해왔다.
불과 몇 세대 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에서 발견되는 꿀잡이새와 인간의 관계가 돈독했다고 한다.
밀랍을 좋아하는 꿀잡이새가 소리로 인간을 부르면 인간이 와서 꿀을 따고 보답으로 새에게 밀랍을 남겨주는 방식의 거래였다. (본 책의 원제 역시 '꿀잡이새의 부름'이다.)
이러한 관계가 비교적 직접적인 소통을 통한 방식이라고 한다면, 효모와 인간의 관계처럼 그저 취향과 진화의 방향이 맞아떨어져 발생하는 상리공생 사례는 더욱 많다.
효모가 주는 독특한 맛과 향, 알코올 등의 부산물은 인간을 끌어들이고 여기에 길들여진 인간은 양질의 효모를 번식시키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서로가 서로의 진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은 자연과의 많은 상리공생 관계를 깨뜨리는 방향으로 이어져 왔다.
설탕이 값싸게 공급되기 시작하자 더 이상 꿀잡이새의 소리에 인간이 반응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고, 질소 고정을 위해 콩과 다른 작물을 번갈아 심으며 지력을 유지하던 농법도 화학 비료로 대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