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사형 제도에 찬성하지 않는 쪽이지만, 아무래도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 딸이 살해된 부모의 심정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가해자가 자신의 범행을 그다지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면, 사법 체계가 하지 못하는 정의를 스스로의 힘으로라도 구현하고 싶을 것이 정상적인 사람의 심정이 아닐까.
작품 속에서 다루는 또 다른 비교 대상으로 둘 다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죄책감이 자신을 갉아먹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 자와, 다시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며 어떻게든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며 살게 된 자가 등장한다.
과연 이 둘의 행보 중 어떤 것이 더 범죄자에게 기대되는 행보일까?
당연히 머릿속으로는 후자의 행보가 더 바람직하리라 생각할 수 있다.
전자의 행보는 사실상 사회에 짐만 되는 태도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피해자와 관계된 사람이라면 오히려 전자의 행보를 보고 싶을지 모른다.
과연 범죄자가 진심으로 갱생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가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을까?
이 부분 역시 저자가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고민이 될 것이다.
역시 저자의 작품답게 시종일관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물론 저자의 작품들이 대부분 읽을 때는 재미있지만, 읽고 나면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휘발된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는데 이 작품은 그래도 문제 제기가 좋아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저자의 사망 소식으로 안타까운 마음에 집어 든 책이었는데 이 작품마저 재미있어 그 아쉬움이 더 커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일본의 장르소설 저변이 워낙 넓으니 그의 영향을 받은 후배 작가들이 꾸준히 또 좋은 작품들을 이어갈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