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최대한 많은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오래도록 고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 역시 전혀 현학적인 부분 없이 최대한 쉽게 기술되어 있으며, 자신이 박새가 언어를 쓴다는 가설을 세운 뒤 그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어떤 실험을 거쳤는지도 매우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바로 연구 성과부터 소개하는 대신 자신이 대학생 시절부터 얼마나 박새를 좋아했는지, 그래서 박새 연구를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떻게 실험을 설계하고, 스스로 반론을 예상해 보고 또 이를 어떻게 추가 실험으로 반박할 수 있을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연구 생활 그 자체를 충실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연구 생활도 연구 결과만큼이나 재미있다.
박새를 위한 집을 직접 만들고 또 천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까지 고안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먹을 식량을 제대로 챙겨가지 않았다거나, 어느 식당 앞 조형물에 새가 둥지를 틀자 이를 관찰하다 가게 사장에게 들키게 되니 어쩔 수 없이 그 집 음식을 먹었다거나 하는 에피소드들이 소소한 재미를 더해준다.
게다가 재현 가능성이라는 과학의 가장 큰 장점을 독자들도 맛볼 수 있도록 책 후미에 자신이 증명한 박새의 언어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QR코드가 수록되어 있다.
물론 그 소리를 밖에서 재생할 경우 야생 조류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으므로 해당 소리를 기억한 후 박새를 관찰하면서 실제로 그런 소리가 날 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관찰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책에 핀란드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핀란드에 서식하는 박새에게도 같은 파일로 실험을 했더니 동일한 결과가 도출되었다는 내용이 있으니, 지리적으로 더 가까운 한국 박새는 책에 수록된 것과 거의 비슷한 소리를 내지 않을까 싶다.
원래도 재미있는 책이지만, 아내가 추천해서 더 재미있게 느껴졌던 책이었다.
300페이지 초반으로 그리 두껍지도 않은데 워낙 서술이 친절하고 재미있어서 중학생 이상만 되어도 충분히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해하면 사랑한다고, 점점 새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시대에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를 동물의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서 대중들도 자연을 더 아끼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