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처음인 당신에게 - 외계냥의 저승 불시착 49일 대소동
이삼 지음 / 대원앤북 / 2026년 7월
평점 :
예약주문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귀여운 표지가 인상적이어서 읽고 싶었던 책인데 그러면서도 저자의 이전 작품을 읽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의 전작인 '주머니 속 말랑한 고민'을 너무나 좋아했던 아내와 아이가 배송 온 책을 보더니 드디어 후속작이 나왔냐며 기뻐하는 바람에 저자의 작품을 두 번째 만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배경이 같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작을 꼭 읽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전작이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크고 작은 고민들을 다루면서 소소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누구나 한 번은 겪을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매일 인터넷만 해도 우리는 수많은 죽음을 만날 수 있다.

끔찍한 범죄나 사고, 심지어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죽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죽음을 동일하게 여기지 않는다.

죽음의 대상과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그 죽음의 경험은 극단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지인, 반려동물에 이르기까지 살다 보면 수많은 죽음을 경험하지만 그중에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실감을 안기는 존재는 매우 한정적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 느낀 죽음이라는 개념이 그저 언젠가 닥칠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었다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죽음 그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올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지금 자신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여러 소중한 존재들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신의 소멸 그 자체보다 더 두렵다는 느낌말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상실감을 각기 다른 태도로 경험하며 이겨내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다.

웃기게도 난 네가 떠나고서야 산다는 게 뭔지 깨달았어.

누군가를 가슴속에서 영원히 살아가게 하는 것.

그래서 잊지 않고 사랑하는 것.

(pg 37)

저자의 전작을 읽었던 기억이 없었음에도 이 작품을 읽고 싶었던 이유도 정확히 그와 같지 않을까 싶다.

이번 달이 동생의 기일이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벌써 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 시기가 되면 부쩍 상실감을 느끼고는 한다.

사람인 이상 상실감을 겪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감정에 매몰되어 남은 삶을 허비한다면 하나의 죽음이 결국 또 다른 죽음을 재촉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귀여운 캐릭터들을 이용해 죽음과 상실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부담스럽지 않게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간중간 잠시 페이지를 멈춰 자신의 경험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가 누군가의 죽음에 힘들어한다면, 그만큼 그 대상을 사랑했다는 증거라고 위로한다.

꽤나 슬픈 이야기들이 많지만, 마냥 신파만을 이끌어내려 노력하지는 않는다.

귀엽고 유쾌하게 풀어가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면 꽤나 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 자체가 콘텐츠라 여러 페이지를 소개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페이지를 남겨보고 싶다.

(pg 42-43)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 역시 성인들을 위한 따뜻한 감성의 만화였다.

인생의 경험이 좀 있어야 공감이 갈법한 이야기들인데, 고작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가 이 작가의 작품들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 다소 의아하기는 하나, 감수성이 남다른 아이라 그런가 보다 싶다.

여하간 우리 집 세 식구가 모두 팬이 된 만큼 계속해서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들이 나와주기를 기대한다.

사랑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

상대를 사랑한다.

친구를, 가족을, 이 세상을.

그것이 무엇이든 사랑을 하면 어떤 일이 파도처럼 무수히 덮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pg 2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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