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와 배경이 같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작을 꼭 읽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전작이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크고 작은 고민들을 다루면서 소소한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면, 이 작품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룸으로써 누구나 한 번은 겪을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매일 인터넷만 해도 우리는 수많은 죽음을 만날 수 있다.
끔찍한 범죄나 사고, 심지어는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죽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죽음을 동일하게 여기지 않는다.
죽음의 대상과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 따라 그 죽음의 경험은 극단적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지인, 반려동물에 이르기까지 살다 보면 수많은 죽음을 경험하지만 그중에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실감을 안기는 존재는 매우 한정적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 느낀 죽음이라는 개념이 그저 언젠가 닥칠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일 뿐이었다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죽음 그 자체보다 그 뒤에 따라올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지금 자신의 삶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여러 소중한 존재들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자신의 소멸 그 자체보다 더 두렵다는 느낌말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상실감을 각기 다른 태도로 경험하며 이겨내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