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텔레포테이션으로 인간을 전송할 수 있을까? - 쉽게 읽을 수 있는 양자역학
후타마세 도시후미 지음, 정한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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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도서관 신작 코너를 기웃거리다 귀여운 표지와 함께 재미나 보이는 질문이 눈길을 끌어 읽어보게 되었다.

최근에 읽은 김보영 작가의 단편집에 양자 텔레포테이션을 다룬 작품이 있어 이를 과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물론 그 작품에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순간 이동이 아니라 물질을 분해한 뒤 목적지에서 재조립하는 것이어서 '죽음 후 복사'에 가깝게 묘사되긴 했었다.)

제목의 질문은 비교적 초반에 다루고, 나머지 내용은 양자역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일반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교양서라고 보면 되겠다.

양자역학의 가장 신비로운 부분이면서 초반 진입장벽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양자의 입자성과 파동성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되고 그 유명한 이중 슬릿 실험도 간단하게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현재 널리 통용되고 있는 코펜하겐 해석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EPR 역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지나면 양자역학 교양 강좌에서 유명하게 활용되는 '닥치고 계산하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근본적인 원리는 불문에 부치고 '원래 그런 법'이라고 받아들이면

결과도 알 수 있고,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한 물리학자는 "코펜하겐 해석은 한 마디로

'일단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대학에서도 양자역학을 가르칠 때 '일단 계산하라'를 전제로 두고 있다.

(pg 75)

여기까지는 '쉬운 양자역학'을 표방하는 과학 교양서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물론 그 안에서도 책마다 난이도 편차가 매우 크기는 하지만, 이 책은 코펜하겐 해석까지는 지금까지 읽었던 양자역학 교양서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도 반전이 있으니, 7장 중반쯤부터 블랙홀이 등장하는데 그때부터는 그리 호락호락하게 읽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자상한 할아버지인 줄만 알았던 사람이 알고 보니 은퇴한 킬러라는 설정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블랙홀의 호킹 복사부터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특히 초끈 이론부터는 검은 건 글씨요, 흰 건 종이구나 하는 느낌으로 읽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다행한(?) 것은 해당 부분이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이라 그 분량이 그리 길지는 않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이 부분이 꽤나 어렵게 느껴질 것을 의식한 까닭인지 8장 도입부에서 '글만 읽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최첨단 연구는 이런 느낌이구나 하면서 읽고 넘어가라'라는 조언을 건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진공 상태에서 쌍생성 및 쌍소멸이 일어난다는 사실과 이를 통해 호킹 복사가 밝혀졌다는 내용까지는 이해할 만한 것 같아 좋았다.

이전까지는 전에 읽었던 교양서의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기 때문에 정리하는 기분으로 읽었고 이 부분부터 진짜 독서를 하는 느낌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처음 양자역학 관련 교양서를 읽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뼛속까지 문과로 태어난 입장에서 수식을 배제한 양자역학 책이 쉽게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지 모른다.

그나마 지금 이 정도라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그간 거쳐온 여러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 책 역시 지금까지 읽어본 양자역학 책 중에서도 손꼽히게 쉽게 잘 설명해 준다는 느낌이었고, 얇은 편이지만 다루는 범위가 넓어서 양자역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도 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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