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 요사스러운 표지의 책을 읽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딱 하나였다.
주기율표를 좀 외워보고 싶었다.
학창 시절에도 억지로 외웠던 터라 시험 보고 나니 정말 거짓말처럼 까맣게 다 잊어버렸다.
물론 살아가는 데 있어서 주기율표를 알아야 할 일은 극히 없지만, 뭔가 과학 교양서를 자주 읽다 보니 주기율표를 알아두면 확실히 이해의 정도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흔이 넘은 나이에 무턱대고 빡빡이 쓰면서 외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 고민하던 차에, 마치 판타지 만화를 보듯이 원소기호마다 캐릭터를 입혀 주기율표를 설명해 준다는 책이 있길래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처음 받아든 소감은 '생각보다 정신없다'였다.
118개나 되는 원소의 이름만으로도 정보의 양이 상당한데 각각의 원소마다 화려한 색채의 그림과 함께 캐릭터도 붙여놓고 성질이 비슷한 원소들이 모여 사는 국가와 같은 설정들도 붙여두었다.
따라서 순수하게 원소의 이름과 성질만 외울 때보다 오히려 정보의 양은 더 많은 셈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판타지 세계관을 좋아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오히려 이러한 접근법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수백 종이 넘는 포켓몬스터만 생각해 봐도 각 개체들의 이름은 물론 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속성이 물인지 불인지 같은 설정들은 누가 억지로 외우라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지지 않던가.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재미난 판타지 세계로 들어가 본다 생각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원소 기호와 성질을 조금씩 알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필수적인 정보는 그리 어렵지 않게 서술되어 있다.
아래의 예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설명이 그리 어렵지 않은데 귀여운 그림까지 더해져 태양의 핵융합 과정을 굉장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