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우주플리즈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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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많은 과학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과학 지식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과학 콘텐츠들을 즐겨 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과학 유튜버라고 하는데 알고리즘이 아직 인도해 주지 않은 탓인지 처음 들어봤다.

이미 인기도 많다고 하고, 과학을 시적이라 표현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가 천문학을 전공한 학자는 아니라 밝히고 있기도 하고, 기본 내용이 유튜브 콘텐츠 기반이어서 담긴 내용이 아주 어렵거나 전문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전혀 기초지식이 없는 독자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첫 시작으로 우리의 직관을 아득히 뛰어넘는 우주의 스케일부터 언급한다.

태양의 크기가 축구공만 하다면 우리 태양계를 이루는 행성들의 크기와 위치는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주는 내용인데, 이 내용부터가 꽤나 재미있다.

특히 사진 자료가 굉장히 많은데 광화문에 축구공을 두고 직접 찍은 것 같은 사진들이 흥미를 끈다.

지구는 축구공에서 23미터쯤 떨어져 있는 깨 한 알에 해당한다.

인류가 매일 지지고 볶고 사랑하고 싸우고 죽고 태어나는 이 행성도 태양계 스케일에서는 깨 한 알에 해당하는 것이다.

물론 태양계를 넘어 은하계, 우주 전체로 나아가면 먼지 한 톨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할 정도로 미미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이어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태양계 행성들의 특징들을 알려준다.

천문학에 대한 지식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교양 수준으로 태양계 행성의 순서와 특징을 공부하기에 딱 좋을 수준의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최근에 개봉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속 우주 아메바가 왜 태양에서 더 가까운 수성이 아닌 금성 주변에서 발견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 붉고 차가운 화성에 제2의 지구를 개척하겠다는 위대한 꿈을 꾸기 전에,

우리는 어쩌면 이미 너무나 완벽하게 우리에게 주어진 이 첫 번째 기적,

지구를 다정하게 껴안고 사랑하는 법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다.

(pg 120)

태양의 중력이 영향을 미치는 카이퍼 벨트와 오르트 구름을 넘어서면 우리의 은하와 그 너머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지구에서 멀수록 인류가 밝혀낸 정보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의 분량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 은하의 모습과 은하의 종류, 은하가 존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지만 아직 그 실체를 밝혀내지 못한 암흑 물질의 소개까지 난해하지 않을 수준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인류가 우주를 연구하는 이유가 단순한 호기심이나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우리라는 존재는 어떻게 생겨났고, 또 왜 이 지구라는 행성 안에서만 발견되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그토록 특별한 존재인 것일까?

아니면 우주에 널린 별과 행성들처럼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일까?

지구를 닮은 행성을 찾는 이유는, 외계 생명체라는 타자와 조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 끔찍하도록 넓고 차가운 우주 속에서,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 작은 요람이

얼마나 기적처럼 빚어진 위대한 우연인지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pg 189)

전반적으로 제목에 굉장히 충실한 책이다.

막연하게 우주가 궁금하다고 생각했을 때 떠올릴 수 있을법한 최소한의 정보들이 잘 담겨 있고, 서술도 현학적인 부분 없이, 제목처럼 때로는 서정적이기까지 할 정도로 잘 기술했다는 느낌이다.

책 자체의 디자인도 좋고 사진 자료도 매우 많아서(게다가 모두 컬러다!) 책이라는 매체에 흥미가 덜한 어린 청소년들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 천문학자의 책을 몇 권 읽은 터라 새롭게 무언가를 알게 되었다는 느낌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어설프게 기억하고 있었던 정보들을 제 자리에 잘 정리하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각적으로도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책이나 과학과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감히 우주의 물리 법칙을 거스를 수 없는 유한한 육신을 입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 무자비한 법칙을 관찰하고, 거리를 측정하고,

별의 죽음을 애도하며, 우주를 한 편의 서정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

저 차갑게 팽창하는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지구 위에서 벌어지는

우리의 삶은 먼지보다 미세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은 먼지 위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고, 고뇌의 밤을 지새우며,

선택에 책임을 지고,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새긴다.

이 모든 삶의 궤적은 우주 전체의 무게로 달아보면 티끌 같겠지만,

우리 자신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한한 우주 그 자체다.

(pg 246-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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