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크게 공감한다.
나는 지금도 회의록을 작성할 때 노트북 대신 개인 수첩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회의 때 노트북을 쓰는 직원들보다 회의록을 더 빨리, 정확하게 작성하는 편이다.
노트북을 사용하게 되면 그 사람이 발언한 바를 녹취록처럼 수동적으로 따라 쓰게 되는 반면, 손으로 쓰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의 발언을 정리, 요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회의 내용이 더 구조적으로 잘 정리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휴대폰 녹음 기능만 켜 두면 인공지능이 회의록도 대신 써줄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그 회의에 참석한 인간은 회의 내용을 더욱더 기억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지 않는 회의는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은 대중교통을 기다릴 때나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릴 때와 같이 일상생활에서의 시간 개념도 바꿔 놓는다.
이제 무언가를 기다릴 때 스마트폰이 없는 환경은 상상하기 힘들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기다림 속에는 오늘 해야 할 일을 시뮬레이션하거나 어제 본 드라마의 내용을 회상하는 등 우리 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영상이나 가벼운 게임 같은 것들로 그 기다림의 순간을 지워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