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무엇을 하고 살 것인가 - 괴베클리 테페에서 AI 문명까지 인류 노동의 역사와 미래
백완기 지음 / 지베르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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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생성형 AI의 등장이 우리의 일상을 제법 바꿔놓은 것 같다.

물론 편리한 점도 있을 것이고, 퀄리티의 문제라던가 신입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진통도 많을 것이다.

대학에서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아직 한참 더 자라야 할 아이가 있는 부모 입장이기도 하다 보니 AI에 대한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과연 AI의 시대에 인류의 노동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인류 노동의 역사를 훑는 방식을 채택했다.

신석기 시대의 괴베클리 테페에서부터 시작해 이집트, 그리스, 이스탄불을 지나 르네상스와 산업혁명,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어떻게 노동하며 살아왔는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많은 역사적 사실이 나열되어 있지만, 이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인류의 노동이란 결국 기술이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이러한 모습으로 발전해 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사회적, 문화적으로 만들어온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실제 신석기 시대의 괴베클리 테페는 오로지 종교적 의식을 위해 조성된 거대한 신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협업해서 만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 지향적 협업도 종교의 발달과 함께 특정 계층에게 의무로 부과되는 일종의 세금과 비슷한 성격의 노동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후 산업혁명 등 기술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노동도 그 모습이 상당히 변화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노동이 곧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재화를 얻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저자는 AI의 발달로 인류가 곧 생존에 필요한 재화를 얻기 위한 노동에서 해방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AI 선도 기업의 수장들이 말하는 핑크빛 전망처럼 필요한 재화나 용역의 생산은 모두 AI가 담당하고 인간은 소비 주체로서만 존재할 수도 있는 세상이 도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요한 자원의 분배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고, 기술이 가져다줄 결실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얼마나 균등하게 분배될지는 사실 알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이 부분에서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째, 지식은 한 시대와 한 문명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자산이어야 한다.

둘째, 진보는 폐쇄와 독점이 아니라 경계를 넘는 교류 속에서 탄생한다.

셋째, 단순한 보존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재해석과 창조적 융합이 뒤따를 때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다.

오늘의 AI도 마찬가지다.

(pg 135)

또한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산맥이 AI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번에도 빨리 따라잡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구상해야 할 새로운 사회에 대한 모델을 제시하면 어쩔지 제안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음이 명백한 지금,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정치 지도자를 평화적으로 끌어 내려온 경험이 풍부한 우리나라가 그러한 역할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한국이 선택해야 할 길은 단순한 기술 추격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창의성을 결합한 AI 문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빠르게, 그러나 민주적으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지에 성패가 달려 있다.

(pg 262)

AI의 등장으로 신입 채용 시장이 얼어붙고, 조만간 AGI까지 등장하면 상당수의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의식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규범이나 제도, 법률은 그 대응 속도가 매우 느린 느낌이다.

분명 아직까지는 이 기술의 과실을 인류의 대다수가 향유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시간이 남아 있다.

모쪼록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스펙트럼에서 조금이라도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전반적으로 인류의 노동과 그 역사를 한 권으로 잘 정리하고 있는 책이었다.

다만 역사의 비중이 꽤 높아서 제목처럼 AI와의 연계성과 미래 전망에 대한 부분은 그렇게까지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도 많았지만,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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