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천문학자로 태어난다 - 별과 우주에 관한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지웅배(우주먼지)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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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우주먼지 지웅배 교수의 책 중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다.

도서관에 막 도착해 따끈따끈한 책을 가장 먼저 빌려보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우주의 어떤 비밀들을 알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별자리를 공부했거나 하다못해 별자리 운세라도 찾아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넘어 저 광활한 우주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지, 우주가 그토록 넓다는데 이 넓은 우주에 우리와 같은 존재가 정말 없을지, 낯선 미지의 존재가 우리의 존재를 알아내지는 않을지 같은 질문들을 하며 성장한다.

물론 그런 질문들이 먹고사는 것과는 살짝 동떨어져 있다 보니 살다 보면 그런 질문을 가졌던 사실도 대부분 잊게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말한다.

인간은 이따금 동물들이 위와 같은 쓸모없는 짓들을 할 때,

'인간처럼 행동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동물이 '인간 같은' 모습을 보일 때 가장 놀라워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어쩌면 '인간다움'이 가장 크게 발현되는 순간은

바로 쓸모없는 행동을 할 때인지도 모른다.

생존과 번식, 지극히 실용적인 목적과 전혀 관련 없는 행동을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인간적인 존재가 된다.

밤하늘 멀리, 당장 갈 수도 닿을 수도 없는 먼 거리에서

빛나는 별을 바라보는 것만큼 쓸모없는 짓이 또 있을까?

(pg 11)

이 책은 이렇게 쓸모없지만 너무나 재미있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직전에 읽은 저자의 책이 우주에 대한 여러 질문과 짧은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이 책은 천문학이라는 학문이 지금까지 발전해 온 일대기를 쭉 훑는 형식이다.

당연히 몇 천 년간 우리 인간을 지배해왔던 지구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출발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 역시 태양 주위를 도는 수많은 천체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밝혀내기 전까지 인류는 당연히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했다.

물론 관측 결과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당시 다른 과학자들도 다 인지하던 바였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자꾸 새로운 개념을 추가해 지구를 도는 천체들의 움직임을 설명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고 하면 그 모든 추가적인 설정들이 불필요해진다.

이처럼 답은 간단하지만 우리의 깊은 곳에 새겨진 관념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이 책은 천문학의 역사 역시 이러한 관념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빛이 파동이라면 빛이 이동할 수 있는 매질이 필요한데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어 일단 그 매질을 '에테르'라고 불렀던 역사와 빅뱅 이론이 처음 탄생했을 때의 비난들,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한다는 이론에 대한 혼란 등 우리가 지금 사실이라 믿고 있는 우주과학도 수많은 이론과 논쟁이 탄생시킨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는 우주관이라는 것도 과학의 발전과 함께 변하기 마련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는 태양 주변을 돌고, 태양은 은하 중심을 기준으로 돌며, 우주는 빅뱅 이래로 계속 팽창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불과 몇 세대 전만 하더라도 인류가 믿는 우주의 모습은 그런 게 아니었다는 말이다.

정작 우주 자체는 변한 적이 없는데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머리 위에 펼쳐진 밤하늘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천년 전에도, 오늘날에도, 그리고 수천 년 후의 미래에도 우리 머리 위에는

항상 똑같은 밤하늘이 펼쳐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똑같은 하늘 아래 매번 전혀 다른 우주를 인식하고 상상하며 살아간다.

분명 같은 우주를 바라보지만, 시대에 따라 우리는 전혀 다른 우주를 살아가는 셈이다.

결국 우리는 보이는 대로 세상을 보는 대신,

우리가 이해하고 상상한 모습을 투영한 왜곡된 세상을 실제 우주인 양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g 109)

저자는 지금의 과학 수준으로도 아직 밝혀내지 못한 암흑 물질이나 암흑 에너지와 같은 개념이 나중에 제2의 에테르로 판명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지구의 중력에 강력하게 사로잡혀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는 직접 우주로 나가 암흑 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찾으러 갈 수가 없고, 그렇기에 과학자들은 암흑 물질이 있고 또 어떤 반응을 할 수만 있다면 그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우주과학은 변화무쌍할 수밖에 없는 학문인 모양이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인류가 밝혀낸 그 수많은 지식도 결국 우주의 본질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부분이라는 겸허함도 놓치지 않고 있다.

지구를 과감히 포기하고(?) 화성으로 가겠다는 한 부자의 포부는 그 거대한 행성에 자기장을 만들 수 없다면 동굴 속에서 살아야 하는 초기 버전의 인류를 화성에 갖다 놓는 것일 뿐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지구에서 벌어진 문제는 가능한 지구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옳다.

지구를 버리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것은 게으르고 비싼 대안이다.

요즘 우리가 화성을 말할 때, 지구는 없다. - 중략 -

화성 진출이라는 꿈은 당장은 오지 않을 미래에 우리의 현실 속 잘못과

그에 따른 비극을 유예시키고 있을 뿐이다.

(pg 318)

그의 유튜브를 자주 보는 구독자이기도 하기에 책 내용이 아주 어렵거나 생소하지는 않았다.

또한 정보를 단편적으로 습득해야 했던 영상에 비해 일관된 흐름으로 인류의 우주과학사 전체를 훑어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교원이 된지 얼마 안 돼서 개인적인 연구 실적도 채워야 할 것이고, 방송 활동도 많으니 저술 활동에 얼마나 시간을 쏟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팬으로서 앞으로도 재미난 과학 교양서를 계속해서 내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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