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도, 저자도, 표지도 마치 게임 관련 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이 지금 게임처럼 한순간 닫힐지도 모르며 우리는 그 안에 존재하는 NPC와 다름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담고 있는 사회학 책이다.
특이하게도 저자에 대한 소개가 일절 없다.
그저 NPC에서 플레이어가 되려고 다짐한 사람이라는 것 정도만 밝히고 있을 뿐이다.
본격적으로 책 내용을 소개하려면 NPC가 무엇인지, 저자는 왜 우리가 NPC가 되었다고 말하는지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NPC란 게임 용어로 게임을 하다 만나는 상점 주인이나 미션을 주는 동네 주민 같은 존재들을 말한다.
즉 플레이어가 특정 행동을 하면 그에 맞는 반응을 보여주는 데이터 덩어리라는 의미다.
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이라는 게임의 NPC라는 말은 곧 우리가 알고리즘과 AI가 이끄는 대로 반응하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하철만 타봐도 이제 본인의 디스플레이에서 시선을 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만취한 사람들도 소중한 연인을 바라보듯 자기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문제는 우리가 보는 콘텐츠들이 우리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처음 한두 번 우리가 선택한 것들을 학습한 알고리즘이 우리에게 다음 콘텐츠를 끊임없이 추천한다.
물론 우리에겐 언제든 끌 자유가 있다.
하지만 자기도 몰래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스마트폰을 붙들고 있었던 경험이 과연 없었는가?
그리고 그 사이에 본 모든 콘텐츠들이 다 순수하게 본인이 선택한 것이었으며 본인에게 의미가 있었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었는가?
이 모든 대답들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다면 우리 역시 저자가 말하는 NPC와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더욱 무서운 점은 누구도 이런 모습을 우리에게 강요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