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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나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윤경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평점 :
-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저자의 작품을 꽤나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워낙 다작을 하니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아직 못 읽은 작품이 꽤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저자의 초기작으로 데뷔 40주년을 맞아 리패키지로 나온 버전이었다.
따라서 시대적인 배경이나 작품의 느낌이 살짝 예전 느낌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총 다섯 개의 단편이 옴니버스식으로 묶여 있다.
저자의 초기작답게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누군가가 죽은 채 발견이 되고 이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고조되어갈 무렵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탐정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한다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를 보여준다.
저자가 여러 탐정 캐릭터를 만들어낸 바 있는데, 이 작품 속 탐정만의 특징이라면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일종의 회원비를 받고 운영되는 '탐정 클럽'이라는 단체 소속이라는 점이다.
당시 트렌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탐정의 이름이나 나이와 같은 개인적인 특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그저 철저히 업무적이면서도 유능한 이미지로 등장한다.
스토리는 저자의 작품을 꽤 읽었던 사람들이라면 살짝 식상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 특유의 빠른 전개와 사건 속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해관계 등은 여전히 상당한 몰입감을 주는 편이기에 이 작품만 읽는다면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예상치 못하게 누군가의 죽음을 발견한 사람들이 그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잔꾀를 부리는 내용이 많아서 죽은 자에 대한 동정이나 안타까움과 같은 감정보다 인간의 이기심이 훨씬 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새삼 되새길 수 있었다.
후미에 수록된 역자 후기를 보니 저자가 지난 40년간 쓴 책이 무려 104권이라고 한다.
그중 한 서른 권쯤 읽은 듯하니 아직 삼분의 일도 읽지 못한 셈이다.
그만큼 그의 작품 세계를 탐험할 여지도 아직 충분히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오래된 작품이기는 하지만, 영화에도 팝콘 무비가 있듯이 소설에도 심심풀이로 제격인 작품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 작품 역시 그러한 목적에는 충실한 작품이었다.
이제 꽤 연로한 축에 속함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어서 과연 저자가 살아있는 동안 얼마나 더 많은 작품을 선보일지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