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에 '시체'라는 단어를 써도 그리 섬뜩하게 느껴지지 않는 유일한 저자가 아닐까 싶은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의 신작이다.
법의학자로서 수많은 시체를 부검한 경험을 바탕으로 죽은 뒤 우리 몸에 어떤 흔적이 남는지를 상세하고 자상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아직 죽음이라는 단어가 그리 피부에 와닿는 나이가 아니어서 그런지,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법의학자로서 사체를 봤을 때 해당 시신이 사고나 질병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범죄에 의한 것인지를 판별하는 기준 같은 것들이 많이 소개되지 않을까 했었다.
물론 그런 정보들도 제법 있기는 하나, 전체적인 내용은 건강 관리를 소홀히 했을 경우 시체에 어떤 흔적이 남는지를 주로 다루고 있었다.
사실 지병을 오래 앓았던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죽음이 예상 밖의 일이겠지만, 의료 기술이 좋아진 요즘은 사고가 아니라면 급작스럽게 진행된 심장마비나 암과 같은 원인으로 인한 죽음이 많을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이 쌓이다가 갑자기 어디선가 터지게 될 경우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에 시체에 어떤 흔적들이 남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독자들이야 법의학을 전공할 것이 아니니 시체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보다는 그런 시체가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더 유용할 것이므로 이쪽에 더 비중이 쏠려 있다.
초반에 소개되는 심장, 혈관, 뇌는 그야말로 단번에 목숨과 직결되는 부분이고, 이어지는 위, 소장, 간, 췌장 등도 당연히 우리 몸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있는 만큼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물론 멀쩡하던 장기가 갑자기 망가지게 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서서히 나빠지는데 문제는 나빠지는 과정을 우리가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있으니 검진을 제때 잘 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사실 평소에 관리를 잘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