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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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표어를 만든다거나 재활용 방법을 배우고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자연보호 활동들을 익히고 그랬던 것 같은데,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지구의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만 있는 것 같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의 중요성이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이를 제대로 된 과학적 지식들로 강화하고 싶어서 읽게 된 책이다.

저자는 현재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환경 보호 운동을 하고 있는 학자로 바다의 생태계 연구 전문가다.

여러 바다를 돌며 인간이 자연을 얼마나 탐욕스럽게 남용하고 있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인간도 동물이기에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자연을 활용해 경작하고, 다른 동물을 기르거나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를 단순화한다는 것이 문제다.

완벽한 생태계를 갖춘 공간을 밀어버리고 단 한 가지 작물을 경작하며 물을 가두어 오로지 한 가지 종류의 어류를 양식하는 등의 활동 때문이다.

당연한 논리지만 단일 생물군은 먹고 먹히는 연쇄적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없고, 이 사실이 곧 병충해나 질병에 취약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단일재배는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한 것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태계 성숙도의 측면에서 보면 황량한 풍경에 가장 가깝다.

우리가 만든 환경은 자연 생태계의 조립과 생산성을 재창조하려는 잘못된 시도로,

우리만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계되었다.

우리는 생물권 전반의 생태적 천이를 갑작스럽게 중단시키고,

대부분 역전시켜 복잡한 생태계를

'높은 회전율을 가진 단순하고 동질적인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

(pg 56)

이전에 최재천 교수도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라고 표현한 것이 기억나는데, 저자 역시 생물 다양성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회복하는 것이 곧 인류의 미래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생물 다양성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에 아무 짓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는 것'이다.

저자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바다의 35%만 모든 어업 활동을 금지하는 지역으로 설정하면 우리가 지금 우려하는 여러 환경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충분하다고 한다.

게다가 이 지역의 인접 지역에서는 전보다 더 질 좋고 양 많은 어업 활동이 가능해진다.

어업 금지 지역의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렇게 살아난 생태계는 그 자체로 좋은 관광 자원이 되기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소득도 높아졌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조치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이 조치로 경제적인 피해를 입는 계층이 반드시 존재하고, 표심을 신경 써야 하는 정치인들이 그들의 심기를 굳이 거스르면서까지 그러한 정책을 추진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즉 '미래를 위한 투자'가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저자는 이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굉장히 똑똑한 전술을 펼친다.

바로 의사결정자들을 자연과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황량한 자연이 일정 기간 후에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는지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통해 많은 국가들에서 자연 보호 구역을 지정하도록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최재천 교수 역시 '알면 사랑한다'라고 했었는데, 이와 정확히 일치하는 전략이라 생각했다.

경외감과 경이로움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과 사랑에 빠지게 하고,

이전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돌보기 시작하게 만든다.

주요 의사 결정권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 후에야,

우리는 자연 보호를 정당화하는 과학적 연구 및 경제적 분석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지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보존이 현상 유지보다 더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재무부 또는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바다의 일부를 보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사랑과 매력이 우선이다.

(pg 171)

지구의 환경 위기 대부분이 탄소 배출에 따른 부작용이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곧 광합성 생물을 통해 탄소를 지표에 묶어두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바다는 물론 육지 역시 일정 비율을 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에 심각한 수준의 산불이 있었는데 이때 수종이 다양하지 않았다는 것이 산불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기도 했다.

점점 더워지는 여름, 스콜처럼 쏟아지는 비, 홍수와 사막화 등 기후 위기는 이미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인류를 겨누고 있다.

단지 우리가 우월한 종이기에 다른 종들을 보호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고, 그저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도 다른 종들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무분별한 성장 대신, 우리는 안정성과 회복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자연계를 보호하는 것은, 너무 늦기 전에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예방 접종이다.

설사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이유일지라도,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야생이 필요하다.

(pg 217)

다가오는 6차 대멸종을 막기 위해서, 우리 후손들도 지구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전 지구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그리고 그 변화를 위한 지적 무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일독할 필요가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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