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 말랑한 고민 - 본격 과로사를 피하고 싶은 외계냥의 현생 탈출 이야기
이삼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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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스타와 페이스북을 지운 지도 몇 주쯤 지났다.

사실 SNS라고는 하지만 언제부턴가 주변 지인들이 아닌 유명인들의 소식만 보게 되니 내 삶이 더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 같아 확 지운 뒤 다시 깔지 않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외계냥'도 나와 똑같은 문제의식에서 지구 숲속 친구들을 찾아온다.

왜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해?!

SNS 속 사람들은 모두 즐겁고 화려한 삶을 사는 것만 같다.

하지만 유명인들도 괴로움이 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도 종종 접하게 된다.

이렇게 모두들 저마다 크고 작은 고민들이 있다.

그럴 때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당연하지만 작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에게 그런 위로를 주고 싶어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이 책은 만화지만 타깃 독자는 성인이다.

물론 아이들이 봐도 무방할 귀여운 그림과 따뜻한 내용들만 가득 담겨있지만, 아직 삶의 무게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 눈에는 그저 심심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 같다.

귀여운 표지에서 보이는 두 고양이를 예로 들면, SNS에서는 매우 행복해 보였지만 사실 알고 보면 가족도 없이 혈혈단신 홀로 살아가는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작은 행복을 찾을 줄 아는 멋진 녀석들이다.

10페이지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 형식인데, 각 에피소드마다 여러 친구들의 크고 작은 고민들이 드러난다.

우리네 삶이 꼭 그렇듯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주변에서 도움을 받기도 하며 그 고민들을 털어내는 모습에서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공유하고 싶은 장면들이 너무도 많은데 저작권 때문에 고르고 골라 가장 인상 깊었던 아래의 장면을 소개하고 싶다.

저 작은 체구로 엄청난 고민들을 지고 언덕을 오르다 결국 자신의 짐은 스스로가 만든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모습이다.

특히 너무 귀여웠던 땃쥐가 주인공인 에피소드여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고, 내가 생각하는 내 삶도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어 공감도 많이 갔다.

(pg 126-127)

개인적으로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이런 책을 보는 것 자체에 놀랄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은 귀여운 그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어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나도 상당히 재미나게 읽었다.

인생이 피곤하게 느껴지면 솔직히 텍스트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는데 이 책은 그림도 귀엽고 색감도 좋아서 읽는 부담이 전혀 없었다.

세상에 고민 없이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으면서도 살다 보면 자신의 힘듦에 매몰되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 다른 사람들의 가벼운 고민들을 읽다 보면 자신의 고민도 어쩌면 별거 아닐지 모른다는 깨달음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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