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죄 - 나쁜 생각, 나쁜 명령. 그 지시는 따를 수 없습니다. 스스로 생각 시리즈
이모령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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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목만 보고는 짧은 영상 매체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의 의식을 지적하는 사회과학 책인 것 같아 내가 읽을 생각이었는데 알고 보니 타깃 독자가 어린이들이라고 해서 놀라웠다.

요즘은 어른들도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이 온전히 자신의 사유인지 의심조차 하지 않는 추세인데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내용이 얼마나 와닿을 수 있을까 궁금했다.

분량은 100페이지가 채 안 되어 그리 길지 않지만, 생각보다 글의 양이 많다.

삽화나 그림 자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만 된 부분의 비중이 커서 줄글을 읽을 수 있는 정도(최소 초등학교 고학년)는 되어야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에서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저자는 '유대인 학살'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아돌프 아이히만'의 사례를 인용한다.

그리고 그의 재판 과정을 지켜봤던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에게 붙인 죄목이 바로 책 제목이기도 한 '생각하지 않는 죄'였다.

이 죄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무엇이 옳은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옳지 않은 것이 있다면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옳지 않은 행동이 강요될 때 이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과 명령에 굴복하는 '생각하지 않는 죄'는

단순한 도덕적 나태를 넘어, 자신과 타인에 대한 존중, 믿음, 공감, 연대감을 잃게 합니다.

이는 삶의 의욕을 무너뜨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며 사회적 고립을 초래합니다.

이것은, 결국 혐오와 폭력 같은 극단적인 행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pg 72)

인류가 지구의 지배적인 종이 된 원동력이 뛰어난 두뇌를 이용한 '사유'에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이를 현명하게 사용할 의무가 있다.

물론 말로만 적어두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화와 교육, 그리고 스스로의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성인이 되어도 어려운 일이다.

사회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스스로가 늘 저렇게 살 수는 없었다는 걸 자각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바가 있어도 조직에서의 순응을 위해 참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 그러면서 그것이 오히려 '사회생활을 잘 하는 법'으로 포장되고 있지 않은가.

사실 딸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책인데 생각보다 내용이 어려워서 내가 읽게 된 책이다.

어린이용으로 집필했다고는 하나, 다루고 있는 주제나 사용한 용어들을 보면 최소한 청소년용이라고 해야 맞지 않았을까 싶다.

쉽게 썼다고 해도 어린이들이 파시즘과 민주주의의 차이를 글로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얇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고, 성인들도 읽으면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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