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출처: 도서관 대출
(e북으로 읽었으며 해당 콘텐츠에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아 발췌문에 페이지는 생략함)
벌써 네 권째 만나고 있는 작가의 책이다.
이번 책은 단편집으로 총 여덟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포문을 여는 작품은 '영생불사연구소'라는 작품인데 시작부터 상당히 재미있다.
파리 목숨의 대명사인 현대 소시민의 삶과 영생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를 재미나게 버무렸다.
저자가 SF 작품들을 잘 쓰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SF라기보다는 뭔가 시트콤 같은 느낌을 준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할법한 창립 기념행사라는 별 의미도 없는 행사를 준비하는 말단 직장인의 시각에서 전개되는데, 특히 행사 팸플릿의 단어 하나, 로고 위치 하나로 수많은 피드백을 거쳐야만 했던 말단 직원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웃픈' 현실 그 자체였다.
사실 '영생'이라는 키워드가 이 작품의 반전 요소이기는 하나, 제목에 버젓이 있기도 하고 그 사실을 알고 봐도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을 것 같아 그대로 썼다.
표제작이자 무려 '필립 K. 딕 상' 후보작으로 유명한 '너의 유토피아'가 이어진다.
인공지능과 태양열 충전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가 폐허가 된 지표면 위에서 다른 안드로이드를 뒷좌석에 싣고 생존을 위한 사투를 이어가는 내용이다.
일단 작품의 시각이 일반적인 안드로이드가 아닌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점이 재미있는데, 이렇게 인공지능이 탑재된 사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개인적으로는 표제작보다 더 인상 깊었는데, 'One More Kiss, Dear'라는 작품으로 이 작품의 화자는 무려 인공지능이 탑재된 엘리베이터다.
엘리베이터가 바라본 인간의 노화와 죽음, 그리고 인공지능과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시각 차이를 짧은 단편 안에서 충분하게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