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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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뉴소울시티'라는 100년 후의 서울을 배경으로 불평등이 극에 달한 독창적인 미래 사회를 그려냈던 '쥐독'이라는 작품의 후속편이다.

특이하게도 후속편이지만 시간의 흐름은 전작보다 50여 년 정도 앞선 프리퀄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뉴소울시티'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인류의 대부분이 절멸한 상황에서 10대 대기업들의 연합체인 '전국기업인연합'이 권력을 잡게 되면서 안정적인 체계를 갖추게 된 도시국가다.

전작과 배경이 동일하기 때문에 전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즉각적으로 작품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초반에 간략하게 그간의 역사가 소개되고, 등장인물 역시 '쥐독'에서 마인드 업로딩으로 영생을 얻게 되는 지도자 '류신'을 제외하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전작을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이번 작품의 소제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는 AI 판사다.

모든 증거와 정황을 분석하여 정확한 판결을 내리는 '저스티스-44'라는 AI가 '뉴소울시티'의 범죄율을 극적으로 낮추자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AI를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물론 AI가 완벽에 가깝게 통제한다고 해도 인간의 행동과 의지는 일정 수준의 변수를 만들어내게 마련이므로 사건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그러한 변수들로 인해 벌어진 사건 사고를 조사하여 AI 판사에게 기록을 넘겨주는 '픽서'라는 직업을 가진 남성이다.

그는 어느 날 한 교통사고를 조사하는데,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판사가 단순한 사고로 처리하는 모습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의구심을 따라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던 중 이상한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면서 AI 판사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그뿐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의기투합하여 AI 판사가 가진 비밀을 캐기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우린 도구군요. 그렇지만 인간을 정의롭게 하는 도구란 없어요.

인간 스스로가 정의로워져야 하죠. 어떠한 도구든 결국 탐욕의 대상이 되니까요.

인간의 역사가 그걸 증명하잖아요. 불도, 칼도, 화약도, 비행기도, 핵도.

(pg 311)

여기까지만 소개하면 대충 스토리가 짐작될 것이다.

물론 이 작품에서도 AI 판사의 판단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세력이 존재한다.

하지만 작가가 꽤나 괜찮은 반전을 만들어놨고, 그 반전이 마지막까지 가야 밝혀지는 구조라서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전작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전작에서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던 전개상의 이상한 부분이라던가 너무 일이 쉽게 잘 풀리는 것 같은 느낌도 이번 작품에서는 찾기 어려웠다.

다만 소재 자체가 이미 많은 SF 작품들에서 다뤄진 AI여서 중반까지의 전개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단점으로 남을 것 같다.

물론 그럼에도 결말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그 결말이 곧 쥐독의 세계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어서 작가가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초반을 읽다 보면 '쥐독'보다 과거의 시점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묘하게 더 발전된 느낌을 받는데, 이 이유도 후반부에 가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과 '쥐독' 사이의 시점을 다룬 책이 마지막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그 작품을 읽고 나면 '쥐독'의 사회가 왜 그런 모습이어야 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이하게 시간 흐름상 3-1-2 순서로 책이 발간되는데, 그런 순서를 택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발간될 작품에서 그 의도를 알 수 있게 되길 기대하면서 다음 작품을 기다려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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