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걷는 여자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6
메리 피트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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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941년에 발표된 고전 추리소설이다.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추리를 하는 캐릭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리가 이루어진다는 책 소개에 끌려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별 기대 없이 읽다가 초반에 단 한 문단만으로 사건 속에 푹 빠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불길한 느낌이 들었던 것인데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부러지긴 했지만 높이 솟은, 당당한 대리석 기둥이 있는 드 볼터 일가의 무덤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무덤 하나, 이름과 날짜만 달랑 새겨진 비석과 함께 남은,

묘지 반대편 그 외로운 무덤이 피츠브라운이 그려준 그림이 되어

떠오르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pg 12)

형식적으로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남성 셋이 한 목사의 부인에게 오래전 미완으로 끝나버린 죽음에 대해 전해 들으면서 이런저런 추측을 내놓는다.

그리고 목사의 부인이 들려주는 오래전 한 가문에서 일어났던 의문스러운 죽음과 그 죽음에 얽힌 치정 이야기가 작품의 주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한 시골 마을 부잣집 저택에 아내와 사별한 중년 남성과 그의 두 딸, 아들이 살고 있었다.

별생각 없이 살던 그들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아이들의 가정 교사 겸 자신의 연애 대상으로 한 여인을 추천받아 집에 들이게 된다.

굉장한 미모를 가진 그녀가 집에 들어오자 평온했던 집안에 갈등의 골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의 마음에서 이미 그들은 가장 소중한 존재에서 뒷전으로 물러났던 것이다.

그들의 존재는 희미해졌고 그는 계획을 세울 때 그들을 잊고 싶어졌다.

그들은 그가 그토록 열렬히 추구하는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 속한 존재들이었다.

그리고 미래는 언제나 약속의 땅이지만 과거는 언제나 후회를 안고 있는 것이니...

(pg 79-80)

이 작품 역시 일반적인 추리소설처럼 죽음이 일어나고 그 죽음에 담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형식이다.

하지만 현시점의 인물들 입장에서는 목격자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를 다시 전해 듣는 상황(목격자가 딸에게 이야기했고 그 딸이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 주는 상황)이고 사건 역시 이미 과거의 일이기에 사건의 진상은 제한된 정보를 통해 추측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공간적으로도 대저택으로만 한정되어 있어서 독자들은 시간의 제약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사건에 숨겨진 비밀들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등장인물들이 많지 않아서 특별한 반전이 있는 스토리는 아니었지만 모든 인물들에게 다 조금씩 동기가 숨겨져 있었던 터라 누구의 범행인지 알아내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옛날 작품이어서 문장이 다소 장황한 느낌이 없지 않은데 그럼에도 읽는 맛이 나쁘지 않았다.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 그리 과학적이라 할 수 없는 수사가 이루어지던 시절의 범죄 이야기라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색다른 재미를 주었던 것 같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분명 재밌게 읽을 수 있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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