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수학 - 수학자들이 들려주는 생활 속 수학의 아름다움
다케무라 도모코.오야마구치 나쓰미.사카이 유키코 지음, 김소영 옮김 / 미디어숲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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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워낙 취업 문제가 심각해서 문과 지원율이 감소 추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아직까지는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수학이 싫어서' 문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그런 학생 중 하나였기에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수학과는 작별을 고했고 그 후로 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수학이지만, 동시에 우주를 기술하는 언어이므로 수학의 발전 없이는 현대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수학을 재미나게 포장하기 위해 많은 수학자들이 고민하는 모양이다.

이 책 역시 세 명의 수학자들이 모여 수학과 거리가 있는 일반 대중들에게 재미난 수학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해서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제목에 '수학'이 들어간 책 중에서 가장 재미나고 스트레스 없이 읽은 책이 되었다.


4-5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들이 이어지고 페이지 당 글자 수도 그리 많지 않아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수식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그림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세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수식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복잡해 봐야 2차 방정식 정도라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수학과 관련된 여러 재미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이 손가락으로 구구단 9단을 쉽게 외울 수 있다는 부분이었다.

아래에 발췌한 부분으로, 요즘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다 배운다고 하던데 나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매우 신기했다. (물론 손가락이 10개이기에 가능한 것일 뿐이다.)

아이가 조금 있으면 구구단을 외울 시기가 되는데 그때 재미 삼아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 


(pg 70)


예전에 수집이 취미였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랜덤으로 n 가지가 나오는 굿즈를 전부 다 모으려면 몇 번이나 사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부분도 꽤 재미있었다.

아래의 식을 보면 n이 커지면 커질수록 횟수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에스파 4명 중 한 명의 사진이 나오는 뽑기로 멤버들의 사진을 모두 모으고 싶다면 8.3회 정도 뽑으면 된다고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멤버별로 2종의 사진이 있는 뽑기라면, 8장을 다 모으기 위해서는 단순히 8.3회의 2배인 16.6회가 아닌 21.7회를 뽑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 비용이 두 배 늘어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나갈 돈이 두 배를 초과하게 되므로 기업은 종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득인 셈이다.

요즘 아이돌들 랜덤 굿즈의 가짓수가 괜히 많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pg 49)


그 밖에도 케이크를 쉽게 삼등분하는 방법, 사다리 타기에 담긴 수학 이야기 등 재미난 주제들이 많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하는 암호 체계에 소인수분해가 이용된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도 이야기 중 하나로 포함되어 있어서 반갑게 느껴졌다.

저자가 셋이라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씩 다른데, 개인적으로 저자 중 '사카이 유키코'라는 저자의 글들을 가장 편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수학 공부가 막 하고 싶어지고 그러지는 않는다.

다만 수학으로도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정도를 느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고,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중고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재미 삼아 읽어보기에 좋을 교양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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