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점은 이러한 무의식이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진화의 움직임은 당연하고,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할 만큼 사소한 호르몬의 변화나 약물의 작용도 사고와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굉장히 많은 사례들이 등장하지만 애주가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바로 배우 '멜 깁슨'이 취중에 유대인 혐오 발언을 했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취중진담'이 맞는지, 술이 불러온 실수인지 첨예한 논쟁이 오갔는데 저자의 결론은 '둘 다' 그라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가 자신과 다른 누군가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품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 과정이 매우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의식적으로 이를 통제하고자 노력한다.
저자는 이렇게 작동하는 우리의 뇌를 '라이벌들로 이루어진 팀'으로 비유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충동을 느끼지만 그 충동을 모두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다.
나도 술을 좋아하지만 다음 날 중요한 회의가 있다면 자제하려고 하고, 가끔은 한 대 때리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감옥에 간 아빠를 부끄러워할 딸을 생각하며 자제한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그러한 '팀'을 가지지 못한 채 태어난 사람이라면 어떨까?
혹은 질병으로 뇌에 이상이 생겨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일을 저질러 버린 사람이라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할지라도 뇌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사람과 뇌 질환자가 같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놀라운 제안을 한다.
책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도달하게 되는 결론이기도 한데, 우리가 뇌에 대해 알면 알수록 '정상을 참작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즉, 지금은 우리가 '뇌에 아무 지장이 없는 사람'으로 분류한 범죄자를 100년 후의 과학 지식으로 분석해 보면 사실 지장이 있는 사람이었고, 치료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물론 그래서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주장은 당연히 아니고, 범죄자를 처벌함에 있어서 미래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면 이를 강화할 수 있는 훈련, 약물, 시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 처벌의 범위와 종류도 달라져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