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히든 픽처스'라는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이름을 제대로 알린 저자의 신작이 나와 읽어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딸의 결혼이라는 소재로 전작 못지않은 긴장감을 보여주었다.
작품은 장성한 딸을 둔 남성의 시각으로 진행된다.
그는 어린 시절 군 복무를 마친 후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아내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뜨고 만다.
혼자가 되었지만 누나의 도움과 고된 택배 일로 딸을 부족함 없이 키워냈다.
하지만 딸이 사춘기를 지날 무렵부터 의견 충돌이 잦아졌고 몇 년째 연락이 끊긴 상태였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딸은 뜻밖에도 재벌 2세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며 아빠도 참석해달라고 말한다.
모처럼 닿은 딸과의 연락과 결혼이라는 기쁜 소식에도 불구하고 그의 민감한 안테나에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들이 포착되기 시작하면서 이 결혼에 숨겨진 비밀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여기까지가 작품의 초반 스토리이나, 이후의 서술에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래는 생략하기 바란다.)
이번 작품에서도 초반부터 이어지는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잘 이끌어 간다.
사실상 사건이라고 할만한 일은 작품의 중반 이후에 등장하지만, 한 인물 안에서 딸의 안전을 걱정하는 마음과 자신의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서로 상충하면서 일어나는 내면의 긴장이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나 자식이 있다면 작품 속 아버지의 시선에 공감하는 바가 많을 것 같다.
부모라면 누구나 세상 누구보다 자식을 잘 안다고 자부하겠지만 사실 자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부모는 많지 않다.
언젠가 어머니가 아내에게 '이제 네가 내 아들을 더 잘 아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진 적이 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어머니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아내만은 아닐 것 같다.
어머니에게는 항상 하나밖에 없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동일한 모습으로 존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