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기후 괴물이 산다 - 기후변화는 어떻게 몸, 마음, 그리고 뇌를 지배하는가
클레이튼 페이지 알던 지음, 김재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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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지수'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날씨가 더워지면 짜증이 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 이 사실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후 위기 때문에 우리가 체감하는 절대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더운 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명확히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 당신도 바뀔 수밖에 없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모델링하는 것이 당신의 뇌가 맡은 역할인데

바로 그 세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pg 24-25)

저자는 이러한 기후 위기가 우리 인류는 물론이거니와 전체 생물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영향이 점차 심각해질 것이라 경고한다.

책에는 저자가 동어반복이라 느껴져 생략한다고 언급할 만큼 수많은 사례가 등장한다.

기억에 남는 것만 추려봐도 기온이 오르면 성적이 떨어진다거나 시험 합력률이 낮아지는 등 인간의 두뇌 활동이 제한되고 범죄율이 높아지는 등 폭력적인 성향이 더 잘 발현된다.

또한 모기와 같이 전염성 높은 동식물의 번식이 용이해지고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이 인간 사회와 접촉하게 되어 동식물에 기인하는 질병 발병률도 급증한다.

더 큰 규모로 보면 태풍이나 해일, 허리케인과 같은 초강력 자연재해도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발생하게 된다.

게다가 이러한 피해는 한 국가 내에서는 저소득층에게, 전 세계적으로 보면 경제적으로 낙후된 국가들에게 집중되기 쉽다.

사실 저소득층과 저개발 국가들은 지구의 환경 오염에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는 더 많이 겪어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여름이라 부르는 기간은 10년마다 약 4일씩 늘어났다.

기후학자들은 배기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지 않는 이상

2100년에는 여름이 한 해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겨울은 2개월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pg 61)

세계가 점점 더 더워질수록 더 많은 지형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그 지형에서 살던 사람들의 삶도 변화한다.

재난 피해를 입은 기후 난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동해야 하고, 기후 변화로 삶의 터전이 더 이상 삶을 지탱해 주지 못하는 사람들 역시 조상 대대로 전해진 땅을 떠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언어를 포함한 특정 문화들도 소멸된다.

결국 기후 위기는 인류의 문명도 단순화시킨다는 의미다.

다양성이 없는 종은 위기에 취약하다.

바나나가 한 품종밖에 없어 전염병이 돌면 우리는 바나나를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된다는 괴담 역시 이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 인류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류도 다양성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

사실 환경 관련 책들이 주는 메시지는 대동소이하다.

계속 시간은 흐르고 있고, 결국 우리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들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우리 아이가 아이를 낳아 기를 때가 되면 과연 한국에 사계절이 존재할까?

따뜻한 봄의 찬란함과 서늘한 가을의 정취가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오크는 빙하의 지위를 잃어버린 최초의 아이슬란드 빙하이다.

다가올 200년 동안 다른 모든 빙하도 같은 전철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 기념비가 보여주듯 우리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는지는 미래의 당신만이 안다.

(pg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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