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출처: 출판사 증정
저자 본인도 유명 작가고 이 작품 역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이미 유명하지만, 저자의 딸인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에 노벨 문학상을 안기게 되면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한국 출판계에 전례 없는 활력이 돌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듯 내가 태어날 무렵부터 사랑받아온 작품의 개정판이 나와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
제목이 반야심경의 마지막 구절이라는 점에서 보듯이 이 작품은 불교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작품의 주요 인물은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고자 했던 두 명의 여성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한 삶을 살던 '수남'은 어느 날 이웃집에 살던 병약한 하숙생의 편지를 받게 된다.
그녀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표하던 그 남성은 결국 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게 되고, 수남은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불교로의 귀의를 위해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은선 스님 밑으로 들어가 '진성'이라는 법명을 부여받는다.
또 다른 인물인 '순녀'는 승려의 자식으로 태어나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가지고 성장했다.
그러다 새로 부임한 국어 선생님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지만, 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모함을 받아 결국 둘은 이별하게 되고 어머니의 내연남에게 강간까지 당하는 수모를 겪는다.
상처를 가득 안은 순녀 역시 은선 스님의 밑으로 들어가 '청화'라는 법명을 부여받게 된다.
이 둘의 궤적은 승려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은사인 은선 스님이 대학에 가 더 큰 세상을 보고 올 것을 권유하지만 진성은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하며 모든 인간관계를 단절하고 책과 경전을 통한 깨달음을 추구한다.
하지만 청화는 어느 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남자를 구해주게 되고 그가 자신과 함께 살 것을 끈질기게 권유하자 결국 파계승이 되어 절을 떠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