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무뢰한과 함께 사는 법 1
패트릭 갸그니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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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출처: 출판사 증정

특이하지만 결코 예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표지가 눈에 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사진인 모양인데 어떤 책이길래 자기 사진을 표지로 썼을까.

이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자신이 소시오패스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으면서 소시오패스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사람이다.

저자가 소시오패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직접 겪었던 일들을 자전적 소설로 엮어낸 작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소시오패스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이라고 나온다.

이 범주에 사이코패스가 같이 묶여 있기 때문에 흔히 소시오패스라고 하면 냉혈한 연쇄 살인범 따위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소시오패스란 그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일종의 정신질환일 뿐이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우리 사회에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환자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러한 인식개선의 일환으로 쓴 자신의 회고록이다.

소시오패스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남들과는 무언가 다르다는 사실을 점차 자각할 무렵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물론 잡히지 않았다 뿐이지 저자가 저지른 수많은 범죄 행위들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어서 읽다 보면 섬뜩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주된 내용은 저자가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시도들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증상이 정확히 무엇이라 부르는지조차 제대로 정의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심리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아 지금은 같은 소시오패스들을 치료하는 심리상담가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결혼 후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다.)

물론 공감 능력이 선천적으로 결여된 탓에 소시오패스들이 범죄에 쉽게 빠져들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소시오패스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와는 달리 적절한 치료와 개입이 있다면 충분히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선천적인 질환이고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순수한 사랑은 행복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고난과 절망 속에서 탄생한 행복은 거칠고 낯설지만 색다르다.

모든 게 서툴렀지만, 받아들이고 용서하고 또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온 내 사랑이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2권, pg 238)

물론 저자는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행운을 누리고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고립된 채 외로이 살아가는 소시오패스들도 많을 것이다.

모쪼록 정신의학이 더 발달해서 그런 사람들도 적절한 도움을 받아 그들도 행복을 찾고 그들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2권 합쳐 약 500페이지 정도로 분량이 그리 많지 않고 저자의 개인적 이야기들이 많아 페이지는 술술 넘어가는 편이다.

다만 저자의 경험이 정상적인 사람의 눈에는 상당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의 누군가가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고민하는 사람이나 소시오패스라는 존재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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