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출처: 출판사 증정
나이가 드는 건지 철이 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힐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콘텐츠는 본능적으로 멀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그런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대미지를 주는 사회 구조를 탓하지 않고 그저 개인이 받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던 생각이 어차피 받을 대미지, 잘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 정도의 생각으로 바뀐 모양이다.
여하간 그런 와중에 힐링 소설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저자의 최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작품의 형식적인 특징이라면 마치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들이 아주 사소하지만 중요한 관계로 중간중간 이어져가며 진행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첫 이야기의 주인공은 간호사로 재직하다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하고 새롭게 직장을 구하는 40대 여성의 이야기인데, 이 여성의 동생이 이어 등장하는 이야기들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으로 등장한다.
또한 이 여성이 우연히 구입하게 된 액세서리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식이다.
소재의 특징이라면 '달'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이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 팟캐스트에서 매일 주제로 언급하는 것이 바로 달과 관련된 이야기다.
밤이면 늘 하늘 위에서 우리를 비춰주고 있지만 애써 고개를 들지 않으면 좀처럼 눈에 띄기 어려운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