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출처: 출판사 증정
노벨 문학상 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작가이며 천 편이 넘는 단편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데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작가여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4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에 총 여섯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단편집이기는 하지만 작품의 호흡들이 아주 짧은 편은 아니었다.
후미의 옮긴이의 말에서 옮긴이 역시 지적하고 있듯이 이 책의 원제는 '호러' 이야기가 아닌 '테러' 이야기다.
호러 소설은 많이 들어봤어도 테러 소설이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저자는 왜 굳이 익숙한 호러라는 단어 대신 테러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을까.
물론 사전에서 찾은 뜻으로 그 미묘한 뉘앙스를 깨닫기는 쉽지 않지만 작품들을 읽다 보면 저자가 의도한 공포가 왜 단순한 호러가 아닌지를 조금씩 느끼게 된다.
우리가 호러 장르라고 할 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들을 생각해 보면, 주로 괴물이나 유령 등 초자연적인 존재가 등장해 잔인하게 인간을 도륙하는 장면이라던가, 사이코패스 범인이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헤치는 장면 같은 것들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작품들에서는 이러한 초자연적인 존재도,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범죄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평범한 인물들이 굉장히 평범한 장소에서 굉장히 일상적인 상황 안에서 누군가가 죽거나 사라진다.
그리고 그 이야기 끝에는 나약하면서도 잔인한 인간의 두 가지 측면이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