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하면 동물 복지에 대한 시각이 꽤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개 패듯 한다'라는 관용구가 있을 정도로 개는 화풀이의 대명사 격이었지만 요즘 함부로 개를 때렸다가는 인터넷 여론을 뜨겁게 달구게 될 것이다.
마트에만 가도 '동물 복지'라는 단어가 붙은 축산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비용이 올라가기는 하지만 동물을 괴롭게 하면서 생산되는 축산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점차 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물론 동물 복지라는 것이 인간의 먹고사는 일에 우선하기는 어렵다.
저자 역시 경제적, 사회적으로 발전된 국가일수록 동물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개인적으로는 도시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는 편인데, 그럼에도 동물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명제 자체는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는 동물의 본성과 어긋나는 지점이 너무 많아 동물에게 온전히 행복한 환경이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반대한다.)
동물에 대한 폭력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기에 동물에 대한 폭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설명도 공감이 된다.
다만 워낙 개론적인 내용뿐이어서 어떤 방향으로 동물 복지가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구체적인 생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다.
물론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일독할 가치가 충분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