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출처: 도서관 대여
저자의 연작소설을 한 편 접하고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던 기억이 나서 도서관에 들른 김에 저자의 다른 책을 들고 왔다.
이번 책은 단편집으로 총 다섯 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목차를 보면 8개로 보이지만 처음 세 작품이 하나의 이야기라서 총 다섯 개다.
표제작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시작되는 세 챕터에 담긴 이야기부터 상당히 재미있다.
어릴 때부터 동화나 애니메이션으로 숱하게 봐왔던 불 뿜는 용이 지키는 탑, 갇힌 공주, 그리고 공주를 구하기 위해 떠난 기사의 이야기다.
옛날이야기들과 다른 점이라면 등장인물들의 신분을 제외한 전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용은 공주를 강제로 잡아가지 않았으며 공주는 스스로의 의지로 탑에서의 삶을 선택했다.
기사는 공주가 아니라 팜므파탈인 왕비에게 반했고 그녀의 뜻에 따라 공주를 구하는 대신 죽이러 탑으로 떠난다.
우리가 알고 있을법한 클리셰들은 모두 비틀어 놓았고 그러면서도 삶과 죽음, 검과 마법이 공존하는 판타지의 설정은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서사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의 절반 정도의 분량을 차지하는 작품인데 이 작품이 워낙 재밌기 때문에 이 작품만 읽어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어지는 '사막의 빛'에서는 옛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이종의 문화가 서로 충돌하면서 융화하는 이야기를 판타지 요소를 섞어 담아내고 있다.
저자 스스로도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우리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중동은 잔혹한 테러리트스들의 땅이라는 생각이 절대적인데, 저자는 실제로 중앙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그곳 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활력 넘치는 곳이라는 것에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후반부까지 신비로운 분위기를 이어가다 따뜻한 결말로 마무리되는 작품이어서 읽고난 감상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