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가 제목에 있기 때문에 책 소개를 하기에 앞서 먼저 '바칼로레아'가 무엇인지를 언급해야 한다.
바칼로레아는 스위스에서 시작된 국제 공인 교육과정으로 학생이 습득한 지식을 활용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프랑스에도 논술 중심의 대입 시험을 바칼로레아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이러한 교육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스스로 문제를 설정해 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바칼로레아의 접근법으로 세계사를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이 책을 썼다.
우선 저자가 역사 전공이 아니라는 점이 신선하다.
국제학 전공에 여러 국제기관에서 일해온 저자의 경력을 보면 얼핏 국제 정세 관련 책을 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국제 정세도 역사적 배경을 모르면 표면적인 분석에 그칠 수밖에 없으니 오히려 적합한 주제일 수도 있겠다.
제목에 충실하게 일반적인 세계사 교양서처럼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를 지나 대영제국에 이르는 서양사를 시간 순서대로 훑는 접근법은 지양하고 있다.
대신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