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인 '이렌'에 이은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이 말 그대로 꿈도 희망도 없이 끝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후속작도 빨리 읽고 싶었다.
(스포일러가 꽤 있으니 작품을 읽을 예정이라면 주의하기 바란다.)
전작의 제목이 피해자 이름이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 역시 제목이 피해자 이름이지 않을까 예상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의 얕은 예상은 100페이지를 넘길 무렵 산산이 부서졌다.
아름다운 여성을 중년 남성이 납치 후 감금했다고 하면 보통 성범죄 후 살해되는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알렉스를 납치한 범인은 알렉스를 나체로 작은 우리에 가둬놓은 뒤 그저 굶어 죽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며 최소한의 물과 쥐 사료를 주고 떠나버린다.
이번에는 베르호벤 사단이 금세 납치범을 추적하는데 성공하지만 납치범은 입을 여는 대신 자살을 택한다.
하지만 이 즈음 이른 반전이 등장하는데, 납치 피해자인 알렉스가 사실은 모종의 연쇄살인을 일으킨 살인범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제기되며 납치범이 알렉스에게 죽은 남성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게다가 납치 후 감금된 상태였던 알렉스가 자력으로 탈출에 성공하면서 베르호벤 사단은 알렉스를 추적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대략 200페이지 정도 되는 1부의 내용이다.
(저자의 작품이 주로 400페이지 이상의 벽돌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초반 내용인 셈이다.)
이후로는 엘렉스의 추가 범죄와 베르호벤의 추적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