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호'라는 칭호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지만 톨스토이를 대문호라고 부르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의 글을 얼마나 읽었느냐 물으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워낙 많은 판본으로 발행된 바 있지만 산뜻한 붉은색 표지로 발간된 단편선이 나와서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
250페이지 정도로 두껍지 않은 분량에 총 일곱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글씨도 크고 삽화의 비중도 적지 않아서 책을 잘 읽는 아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의 작품들이 삶을 좀 살아보았다면 더 가슴에 와닿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에 단순히 글씨를 이해하는 것과 그 속에 담긴 뜻을 헤아려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테니 성인이 읽기에도 매우 좋았다.
순서대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하느님은 진실을 알지만 빨리 말하지 않는다', '도둑의 아들', '에밀리안과 북', '첫 슬픔', 그리고 '바보 이반'까지 저자의 대표적인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읽으면서 이 작품이 톨스토이의 작품이었다는 것을 몰랐을 뿐이지 생각보다 그의 작품을 꽤 많이 알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지명처럼 세부적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줄거리는 어땠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책의 포문을 여는 작품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꽤나 익숙한 내용이었지만 불혹을 앞두고 읽으니 새삼 느껴지는 바가 많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