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우리는 우리의 정신을 취약하게 만드는 물질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불안정성도 가지고 있다.
저자가 주목한 물질은 크게 알코올, 카페인, 니코틴, 아편 등 4종이다.
이 물질이 인류사에 미친 영향은 실로 거대한데, 생각해 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무역 활동의 초석도 이 물질들의 생산지와 소비지 사이에서 시작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물질에 대한 인류의 중독적인 소비가 곧 우리의 농업과 상업의 지도를 바꾸어놓은 셈이다.
책에서는 이처럼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가지는 신체적, 정신적 이점과 약점이 우리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어마어마한 양의 예시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후미의 참고문헌을 제외하면 400페이지 정도로 그리 얇지 않은 두께에 전달하는 정보의 양도 굉장한데 그러면서도 읽는 재미가 탁월하다는 장점도 있다.
원문도 깔끔하게 잘 쓰였을 것 같지만 번역의 퀄리티도 매우 훌륭한 덕분이지 않을까 싶다.
자연과학으로 분류해야 할지, 역사로 분류해야 할지 다소 모호하긴 하지만 두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