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용의자가 등장하지만 곧 혐의가 벗겨진다거나, 범인의 전말이 작품 후반까지도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 주인공의 측근이 위기에 빠지는 점 등 기존 추리소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개가 이 작품에서도 비슷하게 이어진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저자 특유의 인물과 상황 묘사가 작품에 몰입감을 상당히 높여준다.
인물들의 사소한 습관까지 설정해 인물들이 살아 숨 쉬는 것 같고,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등장인물들이 그 상황에 맞게 했을 법한 생각들이 부족함 없이 표현된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힘도 여전했다.
총 530여 페이지 정도 되는데 작품의 2부가 무려 471쪽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즉 전체 분량의 90%가 1부라는 의미다.)
더욱 놀라운 점은 1부에서 2부로 넘어갈 때의 반전이다.
반전이 있다는 점을 알고 봐도 찾아내기 힘들 정도의 반전이니 기대하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다만 제목이 다소 스포일러성이라는 점이 약간 아쉽다.
주인공의 아내 이름인데 작품 중반까지 신변에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조만간 뭔가가 터질 것 같다는 예감을 안고 읽어가게 되고, 마침내 그 일이 일어나는 순간부터는 카미유의 초조함을 똑같이 느끼며 페이지를 넘기게 될 것이다.
번역도 조금 호불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여태까지 접했던 저자의 작품과는 번역가가 달라서 그런지, 아니면 이 책이 현대 추리소설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현지화가 잘 된 것 같은 번역이라 읽으면서 약간 어색한 느낌이 있었다.
(배경도 프랑스고 인물들도 다 프랑스인인데 말투가 너무 한국인 같아서 느껴지는 어색함이라고 보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읽는 재미를 더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외화풍의 진중한 어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싶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궁금해져서 저녁에 게임하는 시간을 줄여가며 읽었을 정도로 재미나게 읽었다.
이어지는 '알렉스'와 '카미유'까지 총 3부작으로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가 이어진다고 하니 바로 이어서 읽어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