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반입자 - 미적분의 역사부터 디랙 방정식까지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8
정완상 지음 / 성림원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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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지식을 쉽게 풀어주는 커뮤니케이터들의 전성기가 열린 것 같다.

영상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식 없이 쉽게 쓰인 책도 쏟아져 나오는 터라 양자역학 관련 책들을 몇 권 읽었더니 이제 양자역학 관련 영상 정도는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 분수를 잠시 잊었던 모양이다.

'반입자? 세상에서 가장 쉽다고?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라는 마음으로 쉽게 손에 들었던 책이지만 한 30페이지 정도 읽고선 '아..나 수학 손 놓은지 20년이 넘었지'라는 생각에 허탈해진 책이다.

후미의 주석을 제외하면 약 250페이지 정도의 분량인데 여기에서 디랙과 반입자의 등장은 200페이지부터다.

그전까지는 뉴턴이 정립한 미적분 소개부터 현재까지의 양자역학 발견사를 수식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적분으로 시작하는 만큼 저자 역시 서두에서 책의 30%만 이해해도 대단한 것이라 할 정도로 이 책에는 수식의 분량이 상당하다.

고등학교 때 배운 미적분과 삼각함수 개념이 기억나지 않는다면(나처럼) 시작부터 좌절감을 맛보기 쉽다.

그런 사람들은 좌절하지 말고 양자역학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과학자들의 소개와 그들의 이론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위주로 읽으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물체의 질량이 단순히 '물체의 무게'가 아니라고만 배웠지 그래서 정확히 어떤 양을 가리키는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물체의 관성질량은 물체가 가속도에 저항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양이다.

사람들은 흔히 관성질량을 '물체에 함유된 재료의 양'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데,

직관적으로는 이것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재료가 많을수록 물체를 가속시키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힉스 메커니즘은 질량을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입자에 함유된 양은 '입자와 힉스장의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된 질량에 의해

가속운동이 방해받는 정도'이다.

(pg 115)

이 책은 이론물리학과 실험물리학의 관계도 잘 보여준다.

이론물리학자들이 수학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입자가 있어야만 수식이 성립하게 됨을 증명하면 실험물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그 입자를 발견하기도 하고, 반대로 실험물리학자가 실험 중 예상과 다른 무언가를 관측했다면 그 물질이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지를 이론물리학자들이 증명해 내곤 한다.

디랙이 예언한 반입자는 전자의 경우이다.

디랙은 수학을 통해 에너지가 음수인 입자가 존재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일부 물리학자들은 에너지가 마이너스인 입자가 있다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실험을 통해 전자의 반입자인 양전자가 발견되면서 모든 입자에 반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고 한다.

디랙의 쌍생성 및 쌍소멸 이론은 전자와 양전자에 국한하지 않고 일반화되어,

모든 입자는 자신과 질량은 같고 전하량은 반대인 반입자를 가지며 이들이 만나면

빛으로 사라진다는 사실이 나중에 알려준다.

디랙의 구멍이론에 따라 어떤 입자가 있으면 그의 짝인 반입자가 있으며,

입자의 에너지가 양이면 반입자의 에너지는 크기가 같고 부호는 음이 된다.

(pg 242)

물론 수학 끈이 짧아서 책의 10%나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만큼 도전적인 책이었지만 그래도 읽고 나서 남는 것이 뭐라도 하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비교적 쉬운 책들로 상처받은 마음을 좀 달랜 후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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