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속 그림들은 모두 그가 작업했던 영화 속의 캐릭터들이다.
예를 들면 6번 카드인 '연인'에는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 종을 초월한 사랑을 보여준 그 연인들이 등장한다.
모두 판화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그림의 질감이 거칠면서도 독특한 분위기인지라 그의 영화 속 음울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에 쏙 들 것이라 생각한다.
포함된 국문 가이드는 얇은 소책자 형태인데 타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카드 설명에서부터 카드를 읽는 방법이 수록되어 있다.
타로를 읽는 방법에도 주관이 많이 개입될 수 있는 만큼 설명이 아주 구체적이지는 않다.
'이 카드는 대체로는 이 정도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이고, 역방향으로 나올 경우 그 속성이 어떻게 변화한다' 정도로 두루뭉술하게 서술되어 있어서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꽤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요즘 세상에 점을 치는 용도로 타로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역시 타로를 스토리 구상에 활용한다고 한다.
몇 장의 카드를 뽑아 이런저런 의미들을 부여하다 보면 괜찮은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오히려 지금 시대에는 이렇게 창작자들의 브레인스토밍 목적으로 쓰이는 것이 더 유용하고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아내가 카드를 보더니 얼른 공부해서 점을 봐달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외울 것이 많아서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개인적인 성향상 습득하는 데 꽤 오래 걸리기야 하겠지만, 그의 영화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꽤나 즐거운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