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사건과 과정의 총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세상을 가장 잘 포착하고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대성이론과 양립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다.
세상은 사물들이 아닌 사건들의 총체이다.
사물과 사건의 차이는 '사물'은 시간 속에서 계속 존재하고,
'사건'은 한정된 지속 기간을 갖는 것이다.
'사물'의 전형은 돌이다. 내일 돌이 어디 있을 것인지 궁금해할 수 있다.
반면 입맞춤은 '사건'이다. 내일 입맞춤이라는 사건이 어디에서 일어날지 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세상은 돌이 아닌 이런 입맞춤들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진다. - 중략 -
실제로 잘 살펴보면, 매우 '사물다운' 사물들은 장기간의 사건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아주 단단한 돌의 경우, 우리가 화학과 물리학, 광물학, 지질학, 심리학에서
배운 바로는 양자장의 복잡한 진동이고, 힘들의 순간적인 작용이다.
돌은 짧은 순간 동안 자신의 형상을 유지하고, 다시 먼지로 분해되기 전 자체적으로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