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작품인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라는 작품에서도 인간에게 시간이란 개념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바르바라'라고 불렸던 세 여인의 삶과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세계를 인식하는 시간의 흐름이 독특하게 맞물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80년을 살면서 이전 80년의 이야기를 듣고 죽음 이후의 80년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240년이라는 독특한 발상(?!)인데, 이 발상이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의 과거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지고 살아가는 한 여인의 이야기가 담긴 '난주의 바다 앞에서', 아내를 잃은 슬픔을 안고 몽골로 떠난 남자의 이야기인 '바얀자그에서 그가 본 것', 젊은 날의 사랑을 추억하는 '엄마 없는 아이들', 이미 끝나버린 사랑이었지만 그 여정이 뜻밖에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인 '다만 한 사람을 기억하네' 등도 읽는 재미가 좋았다.
책의 길이는 짧은데 문장들이 좋아서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 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