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대놓고 표현하고 있듯이 이 책은 '테세우스의 배'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인간의 뇌를 스캔해 그대로 디지털 세계로 옮길 경우에도 이를 자신이라 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나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볼 때에도 그렇다.
그 사람이 나와 함께 한 모든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피와 살이 아닌 데이터로 존재할 때 그 사람을 동일인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타오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타오이의 어머니가 그랬듯이 타오이 역시 인간으로서 노화와 질병을 겪으며 사라지는 길을 택한다.
인구가 너무 줄어 기본적인 인프라 작동도 멈춘 세상에 남겨지는 선택을 한 것이다.
실제 마인드 업로딩 기술이 현실화되었다고 했을 때에도 이렇게 인기가 좋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가능한 시나리오는 죽음 이후에 뇌를 스캔해 유족이 죽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정도로 구현하는 것은 꽤 현실성이 있다고 한다.
나도 죽음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면, 그때 이 기술이 현실화되어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나라는 사람의 사유가 없어지지 않고 유지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의식도 좋았고 저자가 설계한 미래의 모습도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만 소설로서 읽는 재미가 좋았느냐 하면 솔직히 약간 지루한 편이었다고 평하고 싶다.
딱히 사건이라고 할만한 일들이 많지 않고 내면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 길어서 그런 모양이다.
물론 기후 위기의 해답으로 '다 같이 매트릭스로 떠나자'라는 선택지를 고른 저자의 미래 사회가 상당히 흥미롭기 때문에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봄직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