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유명한 작품들을 발표한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이다.
책 소개부터 흥미를 끄는데, 가족이 살해당해 혼자 남은 장녀가 편안하게 그 집 안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가족이 사고로 죽더라도 그 집에서 더는 살 수 없다며 이사를 가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을 떠올려보면 자기 이외의 가족이 모두 죽은 채 발견된 집에서 태연하게 식사가 가능했다는 사실은 곧 그녀가 범인일 가능성이 가장 클 것이라는 의미다.
(제목은 작품 속 장녀의 이름이 일본어 발음으로 붉은색 클로버와 비슷해서 붙여졌다.)
이야기의 가장 큰 줄기는 과연 그녀가 정말로 범인이었을까를 추적하는 내용이라 보면 되겠다.
당연히 스포일러를 당하면 재미가 상당히 반감될 수 있는 작품이므로 최대한 주의하여 작성했으나, 저자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무 소개 없이 그냥 읽어볼 것을 권한다.
작품 속에서 활용되는 살인 방법은 비소를 이용한 독살이다.
총 두 건의 비소 살인 사건이 발생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장녀 홀로 살아남은 사건은 작품의 시점 상 12년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결국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미제로 끝나버린 이후다.
12년 뒤 작품의 시점이 현재일 때 마치 이 사건을 모방한 것처럼 비소를 이용한 묻지 마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채포된다.
책 속 설명에 의하면 비소는 너무 뻔한 독극물이어서 진짜 독살을 계획하는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약물이라고 하는데, 이를 반증하듯 이 사건의 범인은 범행 현장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경찰에 채포된다.
심지어는 죽은 자들에게 "꼴좋다"라는 인터뷰까지 남긴 상황.
이 두 사건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음을 직감한 한 기자가 두 사건의 관계를 추적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작품의 배경이 홋카이도의 외딴 오지 마을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공간적 배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은 사회일수록 발견되기 쉬운 배척, 특히 외지인이나 공동체에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극단적인 배척이 이야기 전개의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문화는 소외를 낳고, 소외에 길들여진 인간은 인간성을 상실하기 쉽다.
작품은 이러한 배경에서 태어난 괴물들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