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성이 발달하면서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하기는 하지만 지금도 전쟁이 났다 하면 표면적인 이유를 한 꺼풀만 벗겨보면 그 안에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그만큼 먹고사는 문제는 생물인 이상 초유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고,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이제 생물의 다음 목표인 번식의 영역으로 관심사가 옮겨가게 마련이다.
인간 역시 생물의 한 종으로서 이러한 욕구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그러한 이유가 아닌 것처럼 포장하는 능력을 키워왔을 뿐이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욕구가 역사 속에서 알게 모르게 엄청난 힘을 발휘했을지 모른다는 가설을 세우고 여러 사례들을 제시한다.
총 27개의 짧은 글들이 실려있는데 모두 제목만 읽어도 어떤 내용일지 궁금함을 불러일으킨다.
각각이 모두 다른 이야기들이어서 기억에 남는 사례들 위주로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들어 많이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문화권 국가들에서는 아직도 성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남아있는 것 같다.
막연히 인류가 문명을 형성한 다음에는 이런 경향이 생겼으리라 짐작했었는데 성에 대해 보수적인 문화가 생긴 것은 생각보다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절만 하더라도 성적으로 꽤나 개방적인 문화였고 우리나라 역시 고려 시대까지는 성에 개방적인 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학의 영향을 받은 조선시대 이후로 성에 관해 매우 보수적인 문화가 형성되었고 서구 사회 역시 기독교가 사회의 중심이 된 이후로는 성 담론이 매우 엄격하게 변화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러는 와중에도 종교인들이 매춘을 한다거나 정부를 두는 등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자들은 할 짓은 다 하고 살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