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10년 넘게 서평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400권이 넘는 책의 서평을 썼지만 그중 시집이라 할 수 있는 건 이 책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지하게 시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 책이 무슨 시집이냐, 오히려 유머집에 가깝지 않느냐고 반박할지도 모르겠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런 시각이 아이돌 음악이 한참 태동하기 시작할 때 '이게 음약이냐'라고 떠들던 사람들의 견해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랬던 사람들이 지금의 K-Pop 열풍을 보고서는 어떻게 느낄지 사뭇 궁금해진다.
마찬가지로 문학적인 아름다움과 대중적인 인기는 비례하지 않을 수 있고 또 비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대중문화'라는 속성에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
저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굉장한 문학적 성취를 일궈냈기 때문이 아니라 아주 짧은 글 안에 자신의 생각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것에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워낙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 글자만 읽겠다고 하면 과장 없이 20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읽다 보면 잠깐 동안의 웃음과 가만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저자의 글이 가진 힘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즐거운 금요일이지만 이틀 뒤 나에게 읽어 주는 글로 소개를 마무리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