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과학 허세 (리커버판, 양장)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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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의 인도로 몇 차례 영상을 본 적 있는 유튜버인데 책을 낸 줄은 몰랐다.

아이와 함께 서점에 들렀다 익숙한 이름에 책장을 넘겼다가 사지 않으면 도둑질이 될 정도로 많이 읽어 버려서 충동적으로 사게 된 책이다.



제목에 충실하게(?!) 과학으로 약간의 허세를 부릴 수 있도록 여러 주제를 짧고 재미나게 정리한 책이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그의 화려한 언변이 빛을 발했었는데 그 재치있는 입담이 그대로 글로 실려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소통에 능한 저자이다 보니 각종 밈을 섭렵해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에 인터넷 문화를 잘 알면 알수록 읽는 재미도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

첫 주제가 알코올에 관한 이야기인데 첫장부터 굉장히 재미있다.

알코올 분자의 화학식 같은 것을 외울 일은 없겠지만 알코올의 분자 모형이 아래와 같이 생겼다는 사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에탄올의 화학식은 C2H5OH로 그 분자모형은 그림과 같다.

우리는 개 모양의 분자를 마시고, 모두가 그렇게 개가 되어갔던 것이다.

(pg 22)

알코올을 비롯한 총 20개의 소주제가 수록되어 있고 그 영역은 우주과학에서부터 생물학, 물리학,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개인적으로는 물리나 생물, 화학 등 고전적인 과학 분류에 따른 주제들뿐 아니라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 같은 트렌디한 주제까지 다루고 있어서 더 재미나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비트코인을 그저 투기 목적으로 만들어진 가상 화폐로만 인지하고 있었는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는 굉장히 유용한 기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각 소주제마다 다루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책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각각의 소주제들이 모두 상당히 재미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에 과학 교양서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거부감 전혀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책 제목에 충실하게 각 꼭지마다 작은 과학 지식 하나쯤은 머릿속에 남을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었다.

우주에서 생명체가 잘 살고 있는 확실한 한 곳은 바로 지구다.

우리가 없다면 외계인도 없을 텐데 우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외계인에 대한 기대감을 접을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현재까지 유일한 외계인이 되었고

외계생명체 존재의 결정적인 증인이 되었다.

이 넓고 무한한 우주에 우리 외에 누군가 있다는 가장 결정적인 단서이자 증거는

바로 우리, 창백한 푸른 점에 사는 인류다.

(pg 155)

요즘 과학적 지식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쉽고 재미있게, 친절하게 알려주는 교양서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책 중 하나이다.

각각의 소주제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출퇴근 길에서 잠깐씩 읽기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유머러스한 문체가 상당히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영상뿐 아니라 저술 활동도 활발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우리는 돌연변이에 열광한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보여주는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나

잘 만들어진 컴퓨터 그래픽에만 열광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동일한 다수의 결정에 반기를 들며, 전혀 안전하지 않은

새로운 길로 떠나는 소수의 혁명적인 발자국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영원한 인류를 위한 치열한 몸부림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pg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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