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클래식 리이매진드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올림피아 자그놀리 그림, 윤영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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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분명 읽었던 것 같고 만화로도 본 것 같은데 시간이 오래 흘러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도무지 기억이 안 나는 작품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로 나왔다는 소식에 읽어보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누구나 알 만한 유명 고전 문학에 현대 감성이 물씬 들어간 시각 이미지들을 많이 넣어 보는 즐거움을 높여준다.

이전에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읽었을 때 스토리와 잘 어울리는 그림들 덕분에 읽는 즐거움이 상당했던 기억이 나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되었다.


내용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테니 그림 소개를 먼저 하자면 이번 작품은 동화에 잘 어울리게 산뜻한 색채와 단순한 도형들로 표현되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 가득하다.

특히 도로시가 데리고 다니는 강아지 토토와 겁쟁이 사자, 여왕 쥐 등 동물들이 매우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가만히 따져보면 매우 단순한 도형들이고 색채 역시 검은색, 흰색, 초록색, 금색만 쓰고 있으며 여백도 꽤 많은데 그래서인지 뭔가 꿈 속 이야기 같은 작품의 내용과도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좌: (pg 78, 겁쟁이 사자 그림) / 우: (pg 83, 도로시와 함께 길을 떠나는 친구들)

이제 원작 이야기를 좀 해보면, 어릴 적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도 굉장히 재미나게 읽었었겠구나 싶은, 정말 동화 같은, 동화 다운 이야기였다.

회오리바람을 타고 어딘지도 모를 장소에 떨어진 한 소녀가 뇌를 갖고 싶은 허수아비, 심장을 갖고 싶은 양철 나무꾼, 용기를 갖고 싶은 사자를 만나 이런저런 모험에 휘말리고 결국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릴 적에는 그 뜻을 채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은, 인생을 좀 살다 보면 다르게 느껴질 법한 구절들도 꽤 있었다.

"그럼 난 이해하지 못하겠구나. 만약 네 머리도 나처럼 짚으로 가득 차 있다면,

아마 아름다운 곳에서 살고 싶어 할 거야. 그럼 캔자스에는 아무도 살지 않겠지.

너에게 뇌가 있어서 캔자스로서는 다행일 거야."

(pg 55)

"다른 도시와 다를 바 없어. 하지만 네가 초록 안경을 쓰면

네 눈에는 모든 게 초록색으로 보이는 거야. - 중략 -

하지만 사람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초록 안경을 끼고 살았기 때문에

대부분 이곳이 진짜 에메랄드빛 도시인 줄 알아."

(pg 218)

1900년에 저자가 쓴 머리말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저자가 '어린이들을 오로지 즐겁게 해줄 생각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 목적에 충실하게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을지 가늠해 보니 작가로서 그만한 성공을 거두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의 재미에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더해져 순식간에 다 읽은 느낌이다.

300페이지가 넘어 살짝 두껍고 글씨가 다소 작긴 하나, 그림과 여백이 많아서 어린 학생들도 관심만 있다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또 어떤 고전 작품이 감각적인 그림들과 함께 발매될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되는 시리즈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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