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지금은 원자를 구성하는 쿼크, 힉스 보손 등의 기본 입자도 많은 부분이 밝혀져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어찌 됐든 '이 세상은 원자로 되어 있다'라는 명제는 그럭저럭 참이라 할 수 있다고 하니, 이 책도 원자에서 출발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사실 기본 입자 부분은 용어도 생소하고 이해도 잘 안됐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생긴 물은 수소나 산소와는 완전히 다른 것처럼, 원자들이 모이면 분자가 되고 분자가 되면 분자만의 특징이 나타난다.
그리고 분자가 커지면서부터는 물리가 아닌 화학의 영역으로, 분자들이 모여 세포를 이루면서부터는 생물의 영역으로 전환된다.
생명도 어찌 됐든 원자로 되어 있으니 물리 법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물리로 설명할 수 있다는 환원론적 논리로 독자들을 이끌어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물리로 밝혀낸 부분은 아직도 매우 제한적이며 원자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단세포로, 단세포에서 다세포로 층위가 올라갈 때 창발적인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한다.
즉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을 알아냈지만 이 원자들을 통에 넣어 흔든다고 언젠가는 생명체를, 그것도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 리 없다는 것이다.